Go to contents

10조로 이기고 4조에 속쓰린 현대차, 10조5500억 써내 한전 부지

10조로 이기고 4조에 속쓰린 현대차, 10조5500억 써내 한전 부지

Posted September. 19, 2014 03:38   

中文

현대자동차그룹이 10조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서울 강남권의 마지막 노른자 땅인 한국전력공사 본사 땅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한전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본사 터의 입찰 결과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낙찰 금액은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10조5500억 원으로 감정가인 3조3346억 원의 3배 수준. 한전의 본사 터 면적이 7만9342m인 것을 감안하면 3.3m당 4억3880만 원에 이른다. 여기에 서울시에 내야 하는 기부까지 고려하면 3.3m당 가격은 5억6억 원대로 올라갈 수 있다. 서울시는 본사 터 40% 내외에 해당하는 가치를 토지나 기반시설 등으로 공공기여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전 부지 매입과 개발 과정에 모두 15조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식시장 등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날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9.17% 하락한 19만8000원으로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아차는 7.80%, 현대모비스는 7.89% 하락했다. 3개사의 이날 하루 동안 시가총액 손실액은 8조3351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측은 단순한 중단기 수익 목적이 아닌 글로벌 경영 차원에서 영구적으로 사용할 통합사옥 건립을 위해 인수했다며 최고경영층의 구상과 의지가 담긴 100년 이상 미래를 내다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입찰에는 모두 13곳이 참여했으나 11곳이 입찰 조건에 미달돼 현대차 컨소시엄과 삼성전자의 2파전으로 치러졌다. 삼성전자는 4조 원 초반의 입찰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전은 이번 매각대금을 부채를 줄이는 데 쓰고 11월 본사를 전남 나주로 이전한다. 한전의 부채는 올해 6월 기준으로 약 57조6209억 원이며 이날 주가는 5.82% 상승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문병기 기자

A3B3면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