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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공천을 보는 눈

Posted July. 12, 20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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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9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부동산 규제 완화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었지만 야당 의원들의 회의 거부로 무산됐다. 소위에서는 재건축 부담금 폐지를 뼈대로 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분양가 상한제를 투기 우려가 있는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운용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다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야당은 심의를 미루거나 다음 회기로 넘기자고 주장했다. 이번 회기에서 관련 법안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택법 개정안은 2012년 6월 발의된 뒤 2년 이상, 재건축법 개정안은 올 3월 법안 제출 후 4개월 이상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잠시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 경기()는 관련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다시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 과열기에 도입돼 현실성을 잃은 부동산 규제 완화가 늦어질수록 내수살리기의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다.

부동산 규제뿐 아니라 각종 기업 활동과 서비스업 규제 혁파 법안도 국회로만 가면 야당의 발목잡기로 사실상 사문화한다. 그제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은 해묵은 부자 감세 철회 요구를 했다. 야당이 이런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수권 능력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이 커질 것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미국 싱크탱크인 기업경쟁력연구소(CEI)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각종 규제 때문에 들어간 돈이 1조8600억 달러(약 2000조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여의도 정치 권력과 관료 행정 권력의 규제 만능주의는 결국 경제와 민생에 부담만 키울 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에 건의한 628건의 기업규제개혁 개선과제를 보아도 규제 천국의 현실이 드러난다. 한국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여겨졌던 삼성전자조차 영업 실적이 추락할 만큼 경제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과 직결되는 규제는 강화해야 하지만 불필요한 기업 옥죄기나 부동산 거래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