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한국서 인정 받으면 세계서 통한다"

Posted June. 11, 2014 08:59   

中文

스웨덴의 가전 전문기업인 일렉트로룩스는 최근 미세먼지 청소기인 울트라플렉스를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했다. 이 제품은 스웨덴 본사의 연구개발(R&D) 담당자들이 한국 주부들이 청소하는 방식을 5년간 연구분석한 끝에 개발된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한국 주부들이 유난히 미세먼지에 민감해하고 구석구석까지 청소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 결과 작은 골프공이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라면 어디든 청소할 수 있는 얇은 두께의 노즐과,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노즐을 개발하게 됐다. 일렉트로룩스는 한국에서의 판매 추이를 지켜본 뒤 올해 안에 중국과 호주와 유럽 등에서도 이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글로벌 소비재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제품은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그 배경에 있다. 유행과 기술 측면에서 앞서 있는 한국 시장은 세계 최고의 테스트베드로 통한다.

프랑스 식기 브랜드인 르크루제는 이달 초 연둣빛 냄비와 그릇을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최초로 내놓았다. 신제품에 사용한 연두색은 한국의 고궁과 사찰의 단청 색깔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한 것이다.

르쿠르제는 한국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식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심지어 주방이 식기를 전시하는 갤러리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냄비 이외에 한국의 반찬 용기와 비슷한 오리엔탈 스퀘어 플레이트와 삼겹살 구이용 그릴도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서비스를 본사에 역()수출하는 경우도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최근 스마트폰으로 음료를 주문하면 매장에서 직접 음료를 받을 수 있는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서비스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3년의 개발 끝에 내놓은 것으로, 한국의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덕에 실용화가 가능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측은 미국 본사도 올해 안에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