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후쿠시마 원전서 일 구한 남자소장의 양심 고백

후쿠시마 원전서 일 구한 남자소장의 양심 고백

Posted May. 24, 2014 07:01   

中文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수습을 현장에서 지휘해 일본을 구한 남자로 평가받는 요시다 마사오(사진) 소장의 솔직한 반성이 일본 열도에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요시다 소장(사진)은 식도암으로 투병하던 중 지난해 7월 5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요시다 소장은 원전 사고 당일 비상시 원자로를 냉각하는 비상용복수기(IC) 제어법을 제대로 몰라 잘못된 대응을 했다고 정부 사고조사검증위원회에 털어놓았다. 요시다 소장을 대상으로 한 청취조사는 2011년 7월 22일부터 11월 6일까지 13회에 걸쳐 29시간 16분간 진행됐다. 일본 정부는 이를 일문일답 기록(일명 요시다 조서)으로 작성해 내각관방(한국의 총리실에 해당)에 보관 중이다.

청취조사에서 요시다 소장은 사고 당일 오후 중앙제어실 운전원이 IC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냉각수 보충을 요청했으나 자신은 IC에서 원자로에 물을 보낼 준비를 계속하라는 지시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사고 당일 오후 10시경 1호기 원자로 건물의 방사선량이 상승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IC에 이상이 있음을 의심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6시에 이미 노심이 손상되기 시작했고 이로부터 2시간 뒤에 노심이 녹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요시다 소장은 IC를 실제로 작동한 것은 20년간 처음 있는 일이었다며 내가 잘 몰랐다. 중앙제어실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됐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지금 맹렬히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시다 소장은 2011년 3월 12일 1호기 원자로에서 새 나온 수소가 폭발한 것에 관해서도 수소가 쌓여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좀처럼 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그는 사태 수습과 관련해 도쿄전력 본사에서 조언도 없었고 사고 발생 4일 뒤 원전 1호기에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 있던 근무자의 90%가 자신의 명령을 어기고 탈출했다고도 밝혔다.

신문은 요시다 소장이 조서 곳곳에서 내 생각에만 빠졌었다 현장의 SOS가 전해지지 않았다 같은 반성의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어 이 신문은 원전의 프로도 급박한 상황에서 착각이나 자기만의 생각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며 이는 요시다 조서가 남긴 중대한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원자력규제 프로젝트팀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사고는 반드시 일어난다며 대책을 검토하기 위해 요시다 조서 열람을 정부에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요시다 소장이 비공개를 요청했지만 유족이 동의하면 공개할 방침이다.

요시다 소장은 대지진 다음 날 오후 간 나오토() 당시 총리와 도쿄전력의 지시를 무시하고 원전에 바닷물 주입을 계속해 사고 확산을 막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전 사고 때부터 식도암으로 그해 11월 현장을 떠날 때까지 약 8개월간 요시다 소장의 피폭량은 70mSv(밀리시버트)로 일반인의 연간 피폭한도(1mSv)의 70배나 됐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