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얼음 적응 30분만에 돼 연아, 고난도 점프 완벽

얼음 적응 30분만에 돼 연아, 고난도 점프 완벽

Posted February. 15, 2014 03:29   

中文

2010년 캐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토론토에서 훈련 중이던 김연아(24)와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고깃집에 들어선 김연아는 거침없이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체중 증가를 걱정한 주변 사람들이 그만 좀 먹으라며 눈치를 주는 와중에도 김연아는 기회다 싶었던지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았다. 연맹 관계자는 평소에 얼마나 먹고 싶었겠나. 연아가 이렇게 대식가인 줄 몰랐다고 했다.

그즈음 공개된 김연아의 식단은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고달픈 이면을 여실히 드러냈다. 아침은 한식으로 먹고 점심과 저녁은 과일과 요구르트, 그리고 시리얼을 먹는 게 다였다. 김연아는 성장기에는 물과 풀만 먹어도 살이 쪘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마지막 선수 생활 무대인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김연아는 먹을 건 다 먹어가면서 운동을 한다. 김연아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어서인지 요즘은 오히려 살이 빠져 체중을 늘리려 노력 중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치 입성 3일째를 맞은 14일(현지 시간) 김연아의 소속사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한국 음식을 많이 가져왔다. 밥을 해 먹기 위해 밥솥도 들고 왔다. 김연아는 고기와 야채, 생선을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있다고 전했다. 김연아는 태릉선수촌 조리사들이 제공하는 코리아 하우스의 한식 도시락도 애용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한창 성장기를 맞은 박소연(신목고)과 김해진(과천고이상 17)은 엄격한 식단 조절을 하고 있다.

밴쿠버 대회 때와 비슷한 점도 있다.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에서도 밴쿠버 때처럼 선수촌 대신 호텔에서 묵는다. 경기장인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연아는 공식 연습을 할 때만 경기장이나 스케이팅 트레이닝 센터를 찾아 스케이트를 탄다. 지상() 훈련은 선수촌 내 시설을 이용한다.

13일 첫 훈련과 14일 두 번째 훈련이 열린 스케이팅 트레이닝 센터에는 세계 각국의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얼추 20대가 넘는 방송 카메라가 김연아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녔다.

김연아는 첫 훈련인 13일에는 초반 얼음 적응에 애를 먹었다. 트리플 플립 점프가 제대로 구사되지 않자 3, 4차례 같은 점프만 집중적으로 뛰었다. 약 30분이 지나자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듯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 루프 콤비네이션 등 고난도 점프도 무난히 성공했다. 이후엔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연기를 했다. 연기가 끝나자 몇몇 기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김연아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얼음 적응이다. 대회장마다 빙질이 천차만별인데 경험이 많기 때문에 이번 경기장도 타본 얼음 중 하나다. 후반에는 적응이 잘돼 모든 기술요소들을 소화해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와의 대결을 묻는 질문에는 연기는 영상을 통해서 봤다. 그 선수는 이제 막 데뷔한 선수이고, 나는 마지막을 향해 가는 선수라 올림픽의 의미가 다르다고 답했다.

소치=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