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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의 본회의장 카톡질

Posted November. 28, 201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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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초선 국회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구고 있다. 그는 21일 대정부 질문이 진행되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모 여성과 카톡으로 사랑 타령을 하다가 언론의 망원 카메라에 그 내용이 포착됐다. 대화는 남친이 카카오스토리로 만난 다른 여성과 바람난 꿈을 꿨다는 투정으로 시작한다. 해당 의원이 개꿈이라며 달래주다가 서로 사랑해 여보 하면서 말을 맺는다. 그는 후배의 고민을 상담해준 것이지 불륜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부인에게 쓰는 여보라는 호칭을 여성 후배가 쓰는데도 의원이 그대로 따라 했다. 단순한 장난기라고 보기엔 왠지 느끼하고 찝찝하다. 이들의 대화 내용이 다시 카톡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가 온갖 해석이 난무한다. 사생활에 관한 가십성 내용이라서 메이저 언론이 보도를 주저하는 사이에 카톡 페이스북 같은 SNS로 전달된 것이다. 동시다발로 이뤄지는 SNS의 빠른 전파력을 실감할 수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올해 3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 열린 국회의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로 여자 누드 사진을 보다가 딱 걸린 적도 있다. 지난해에는 한선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이뻐. 오늘은 어떻게 해서라도 너무 늦지 않으려고 하는데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의원들의 몸은 국감장에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있는 모양이다. 더욱이 이번에 사고를 낸 의원은 한창 의정활동에 열과 성을 쏟아야 할 초선이 아닌가.

수십 대의 카메라와 기자들이 북적대는 본회의장에서 딴짓하는 의원의 무신경이 놀랍다. 번번이 카메라 망원렌즈에 잡혀 창피당하는 걸 보고도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 SNS를 즐기면서도 그것이 자신을 찌르는 흉기가 될 수도 있음을 깨닫지 못한 모양이다. 수업 중에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막으려고 전화기를 수거해 보관하는 학교가 많다. 국회의원들도 회의장 들어갈 때 스마트폰을 보관함에 넣도록 해야 해찰을 안 할까.

신 연 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