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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메신저왕 가리자" 카톡-라인-위챗 삼국지

"아시아 메신저왕 가리자" 카톡-라인-위챗 삼국지

Posted October. 10, 2013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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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한국) 라인(일본) 위챗(중국) 등 동아시아 3국의 모바일 메신저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들은 3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소통의 필수도구로 자리매김했다. 나아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미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주도하는 세계 모바일 시장을 뒤흔들 차세대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내 자본과 기술, 그리고 콘텐츠가 결합한 라인과 카카오톡은 국산 인터넷 서비스로는 사상 처음으로 1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끌어 모으며 글로벌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둘 다 200여 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카카오톡 가입자는 1억2000만 명, 라인은 2억6000만 명을 넘어섰다. 두 서비스는 안정적인 중국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4억6000만 명으로 몸집을 불린 위챗과 아시아 모바일 시장을 놓고 뜨거운 시장 쟁탈전을 벌이게 됐다.

가장 먼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 서비스는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은 한국에서 스마트폰 사용자의 95%가 내려받을 정도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SNS 업계에선 카카오톡이 세계 최초로 모바일 메신저에 게임, 쇼핑몰, 콘텐츠를 붙여 독특한 수익모델을 만든 점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이를 바탕으로 한류가 유행하는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선 최근 초등학생부터 정치인들까지 라인 없이는 대화에 끼기 힘들 정도가 됐다. 지난달 8일 오전 5시 21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라인을 통해 아베 신조입니다. 바로 조금 전 도쿄가 2020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습니다라는 알림 문자를 일본에 보내기도 했다. 현재 일본 스마트폰 가입자의 70%가 넘는 약 5000만 명이 라인을 쓰고 있다.

일본에 기반을 둔 덕분에 라인은 카카오톡에 비해 해외 시장 전파 속도가 빨랐다. 대만과 태국 등 일본 경제와 긴밀히 연결된 국가들에서 라인의 필요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개발해 라인에 전수한 라인스티커가 젊은층의 구미를 당긴 것도 글로벌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라인스티커는 그림만으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캐릭터 서비스로 미국의 왓츠앱이나 중국의 위챗과 차별화하는 데 기여했다. 1만 종의 유료 스티커의 월 매출이 120억 원에 이를 정도로 유료화에도 성공했다.

라인은 현재 대만(1700만 명)과 태국(1600만 명) 인도네시아(1400만 명) 등지에서도 가입자 수 1, 2위를 달리고 있다. 심지어 스페인에서도 15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최근 페이스북이 창업 5년에도 이루지 못한 2억 명 이상 회원을 미국인이 잘 모르는 한국 NHN의 라인이 2년 만에 이뤄냈다고 보도했다.

라인은 2011년 NHN재팬이 일본 시장에 특화해 개발했다.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주식회사는 한국 대표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의 100% 자회사이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이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NHN의 공동 창업자라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모바일 한류()라고 부를 수 있는 라인과 카카오톡의 최대 위협은 중국의 위챗이다. 위챗의 텐센트는 8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인터넷 메신저 큐큐닷컴도 운영 중이다. 또한 카카오의 2대 주주일 정도로 아시아 여러 나라 모바일 시장의 큰손이다. 후발주자 위챗은 중국 인터넷 인구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빠르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중국을 오가며 비즈니스를 하는 국내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위챗은 필수 아이템이 됐다.

현재 한중일 3국을 제외한 아시아 여러 대도시에서는 라인, 카카오톡, 위챗이 벌이는 뜨거운 마케팅 전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세계적인 모델이 등장하는 TV 광고는 물론이고 거리에도 옥외 광고판을 만들어 치열한 사용자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특징은 1위 업체가 독점적인 지위를 누린다는 점이다. 이 3대 메신저는 각각 한중일 3국에서 절대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맞설 수 있으려면 다른 서비스에 한 발 앞서 아시아 시장을 장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