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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재무 "출구전략 신중" 합의양적완화 축소 시름 덜었다

G20재무 "출구전략 신중" 합의양적완화 축소 시름 덜었다

Posted July. 22, 2013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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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화두가 다시 성장과 일자리로 돌아왔다. 반면 출구전략과 재정긴축에 대한 검토는 일단 후순위로 밀렸다.

19,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각국은 선진국의 출구전략에 대해 부작용에 유의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경기악화와 자본유출을 우려했던 한국 등 신흥국들에 긍정적인 결과로 해석된다.

출구전략은 신중하게 원칙적 합의

이번 회의에서 각국은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아직 취약하며 여전히 성장과 고용이 시급한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회원국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세계경제는 매우 부진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경기회복은 취약하고 많은 국가의 실업률은 과도하게 높다며 단기 정책의 우선순위가 고용과 성장의 촉진이라는 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제회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미국이 검토 중이던 출구전략의 전면적인 시행에는 일단 제동이 걸린 분위기다. 양적완화의 급격한 축소가 세계경제 전반과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결과다. 선언문은 향후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는 신중하게 조정(calibrated)되고 시장과 명확히 소통(communicated)될 것이라며 거시건전성을 위한 조치들은 잠재적 변동성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선진국 통화정책 기조의 급격한 변화를 억제하고, 이에 대응하는 신흥국들의 정책수단을 정당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회원국들은 이 밖에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지역금융안전망(RFA) 강화 고용증진을 위한 거시경제 정책의 협업 다국적기업의 역외 조세회피 방지 등의 이슈에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합의된 사항들은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조율을 거친 뒤 회원국들 간 정책 과제로 정식 채택될 예정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국내 비판을 국제무대에서 만회?

한국 정부는 사전에 준비한 의제들이 회의 결과에 적극 반영됐다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러시아로 떠나기 직전 선진국의 성급한 출구전략이 신흥국을 거쳐 선진국에도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역()파급효과론을 내세우며,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들과 함께 이 점을 회의에서 적극 개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한국의 주장은 선진국들이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신중히 조정한다는 형태로 선언문에 반영됐다. 또 이번에 주요 이슈는 아니었지만 (통화가치의) 경쟁적 평가절하를 자제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도 아베노믹스를 견제해야 하는 한국에는 긍정적 결과라는 평가다.

현 부총리는 이번 회의 개막을 전후해 미국 독일 중국 등 7개국 재무장관과 양자회담을 하는 등 강행군을 했다. 경제부총리로서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국내의 비판을 국제무대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현 부총리는 4월 G20 회의에서 사실상 엔화 약세를 용인하는 결과가 나오자 부총리는 무얼 하고 왔느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번 회의에 비하면 어느 정도 나은 결과라면서도 미국은 어차피 G20 회의 결과보다는 자국 경제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펴기 때문에 이번 선언문을 우리의 실질적 성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