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개성공단 돌아가면 내 브랜드 꿈 이룰 것

개성공단 돌아가면 내 브랜드 꿈 이룰 것

Posted July. 12, 2013 03:00   

中文

10일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예술마을 6번 출구. 버스에서 내려 공방과 카페 몇 곳을 지나자 한반도 모양의 팻말과 함께 케이즈원 매장이 보였다. 지난달 30일 문을 연 66m 규모의 좁은 매장에는 남성 정장, 청바지, 속옷, 아웃도어 등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천장에 걸린 개성공단 전경 사진이 여느 의류 매장과 다른 곳임을 짐작하게 했다.

김진향 케이즈원 대표(한반도평화경제연구소장)는 케이즈원은 한국은 하나다(Korea is one)라는 염원을 담아 출범한 개성공단 합작법인이라고 소개했다. 성화물산, 나인제이아이티, 팀스포츠 등 개성공단에 입주한 섬유업체 6곳이 총 3억 원을 출자해 만든 회사다.

케이즈원 1호점이 문을 연 6월 30일은 개성공단 착공식이 열린 지 정확히 10년 된 날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공동 토털패션 브랜드를 내놓는다는 목표로 올 초부터 케이즈원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김 대표와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4월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밀고 나갔다.

남북관계 경색 등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공단 착공식 10주년을 기념하자는 취지로 날짜를 맞춰 매장을 열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대부분 대기업의 용역을 받아 생산하기 때문에 누구나 번듯한 내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사장님들의 소망이 한층 빨리 이뤄질 겁니다.

100% 개성공단 제품을 가져온다는 계획은 어그러졌다. 급한 대로 국내에 생산설비가 있는 회사들의 제품과 개성공단 재고품으로 채웠다. 그래서 브랜드는 디보트(청바지), 러너프(아웃도어) 등 제각각이었다. 와이셔츠를 만드는 나인모드는 개성공단이 막히자 케이즈원에 출자하고도 매장에 제품을 갖다놓지 못했다.

김 대표는 아직 브랜드 이름도 정하지 못해 제각각 생산하던 제품을 그대로 진열했지만 공단이 다시 돌아가면 개성에서 공동 브랜드를 붙인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브랜드명은 공모()를 통해 정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082011년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으로 일할 때 기업들과 동고동락하며 금강산 관광 중단, 천안함 피폭과 이어진 524 조치(우리 업체의 개성공단 신규투자 금지) 등 개성공단이 얼어붙는 것을 지켜봤다. 20032005년엔 국가안전보장회의사무처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담당관을 맡았다. 이처럼 누구보다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은 그는 요즘 개성공단 사장님들에게 전화해 보면 극심한 스트레스 탓에 죄다 병원 신세를 질 정도라며 15일 다시 열릴 남북 실무회담이 반드시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팔리는 옷의 30%가 개성에서 만든 것일 만큼 개성공단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최고의 품질, 아름다운 가격이라는 슬로건 아래 10월 공동 브랜드를 출시해 소비자와 공단 입주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제품 가격은 시중가의 60% 정도로 책정할 예정이다.

파주=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