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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로켓 개발하려 러의 공짜제안 거절

Posted February. 02, 201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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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발사체 개발은 새로운 것을 만든다기보다 선진국이 축적한 기술을 따라잡는다는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신규 진입 국가에 대한 텃세와 견제가 심하다.

나로호 발사 성공 이후 다양한 후일담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리 측에 독자 개발을 포기하면 2단 로켓을 무상으로 주겠다고 제안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4년 12월 러시아 우주기업 흐루니체프사의 블라디미르 네스테로프 사장이 2단 로켓 개발을 포기하는 게 어떻겠느냐. 로켓은 우리가 무상으로 주겠다고 제안했었다고 밝혔다. 조 단장은 기술 습득을 막으려는 의도가 다분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며 덕분에 2단 로켓 기술을 완전히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은 앞으로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도 남에게 줄 것이 생겨 국제 기술협력이 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협력 대상을 러시아 이외의 다른 나라들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형 발사체 핵심 기술 확보 나서

지난달 30일 나로호 발사 성공 직후 조 단장은 우주발사체 발사에 성공한 나라들은 이전보다 훨씬 쉽게 다른 나라들과 기술 협력을 할 수 있게 되더라고 말했다. 서로 주고받을 노하우가 생긴 탓이다.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은 앞으로 이런 점을 최대한 이용할 생각이다. 사업단 관계자는 나로호 때는 러시아에서 1단 로켓을 통째로 들여왔지만, 한국형 발사체에서는 공동 연구를 통해 필요한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단은 이를 위해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230개로 구분했다. 그 결과 나로호 발사로 얻은 기술이 54개, 독자 개발이 가능한 기술이 156개로 분석됐다. 나머지 20개 핵심 기술은 우주기술 선진국과의 공동 연구가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은 계속하겠지만 새로운 파트너와의 협력도 배제하지 않을 작정이다. 새 파트너 중 가장 유력한 나라는 옛 소련의 우주기술을 대부분 보유한 우크라이나다. 사업단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우크라이나와 한국형 발사체의 1단 추진로켓에 쓸 기술 2건을 공동 개발하기로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개발도상국과도 협력

러시아에 비해 공동 기술 개발에 인색했던 미국 및 일본에도 협력을 계속 타진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3년 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의 앞선 정보기술(IT)을 탐사선 제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제공하고, 대신 부족한 우주기술을 습득하는 중이다.

일본에는 협력을 제안 중이다. 항우연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지질분석용 로봇 팔 등을 제공하며 달 탐사에 대한 데이터를 얻어올 예정이다. 이런 정보는 2020년 이후 한국형 발사체에 실릴 달 탐사선에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발사체에 비해 인공위성 기술이 약한 중국과도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지적한다.

정부도 최근 들어 우주기술 협력의 다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1년 발표한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에서 협력 대상 국가를 선진국, 중위국, 도상국으로 나눈 전략적 접근안을 내놓았다. 선진국(미국, 유럽, 일본)과는 우주협력협정을 체결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일부 기술을 보유한 중위국(중국, 이스라엘)과는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기술이 없는 도상국에는 인공위성이나 발사체 기술 등을 수출할 수 있다.



전승민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