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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실적표 그 옆에 명상시간표

Posted September. 15, 20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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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임직원의 정신건강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치열한 경쟁과 경기침체에 따른 스트레스로 일부 직원의 정신이 피폐해지면서 업무에 집중을 하지 못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위험신호가 왔기 때문이다. 과거 신체 건강 위해 앞 다퉈 피트니스센터를 만든 기업들이 이제는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센터 운영에 나섰다.

예지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업무 몰입도를 생산성의 중요한 요소로 보고 속속 명상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은 이혼, 우울증 등 객관적인 지표상 사회 스트레스가 높아 기업들도 투자 개념으로 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힐링센터로 개념이 바뀐다

가정사 등 개인 문제 39.6%, 근무환경 33.6%, 직무 11.9%, 대인관계 9.5%.

롯데백화점 사원복지팀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사 고충상담소인 나눔자리에 접수된 상담유형을 보고 깜짝 놀랐다. 원래 직무나 근무환경, 처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곳으로 만들었는데 의외로 가정문제, 이성관계, 대인공포 등 개인적인 문제로 괴로워하는 직원이 많았던 것이다. 이에 롯데는 1일 서울 본점과 잠실점 등 전국 32개점에 힐링센터를 열었다. 컬러 세러피, 자가 우울테스트, 화분노 지수 진단, 스트레스 취약성 검사 등 7가지 심리검사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2000년대 중반 문을 연 라이프코칭센터를 꾸준히 확대해 현재 7사업장에 13개 센터를 운영 중이다. 심리상담가와 정신과 전문의가 상주해 온라인 상담도 해준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정신과 검진 항목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벤처기업인 네오위즈게임즈는 8월부터 심리 전문상담 프로그램 행복(애) 서비스를 시작했다. 철저한 비밀 보장을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과 서울에 있는 외부 상담센터와 연계해 1년에 최대 6회까지 회사에서 지원한다. 기업에 스트레스 관리법을 소개하는 박은규 스트레스관리연구소 강사는 지난해보다 강연 횟수가 5배 늘었다며 스트레스가 질병임을 기업이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 프로그램 개발에도 적극적

독특한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기업도 많다. 구글 직원들을 위한 명상프로그램인 당신의 내면을 검색하라(Search Inside Yourself)는 책으로 출간될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도 강북삼성병원이 온라인 힐링 프로그램인 힐링카페(가칭)를 만들어 삼성그룹계열사에 우선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동영상 교육을 보고 심리상태를 자가진단한 뒤 이상이 발견되면 전문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대백화점은 7월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힐링캠프를 진행했다. 명상과 요가 등이 마련된 힐링캠프는 직원들이 제안한 131개 과정 중 투표를 통해 인기 1위를 차지해 개설된 프로그램이다. 압구정점은 불황에 괴로워하는 직원들을 위해 강남 스타일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0대 신입사원부터 50대 간부까지 강남 스타일 동영상에 나오는 말춤을 배우며 스트레스를 풀자는 취지다.



김현수 정지영 kimhs@donga.com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