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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성공한 CEO의 일하는 아내

Posted May. 22, 201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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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 신화를 만든 맥도널드 창업자 레이 크록은 사업이 도약할 때마다 아내를 바꿨다. 전형적인 금발미녀인 세 번째 아내 조앤은 유부녀였으나 크록은 거액의 위자료를 지불하고 아내와 이혼하고 조앤도 이혼시킨 뒤 결혼했다. 사업은 게임이라고 말한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에게는 결혼도 게임인 것 같다. 결혼을 할 때마다 아내의 나이가 점점 어려진다. 성공한 사람들이 본처를 버리고 얻는 젊고 아름다운 아내를 전리품 같다고 해서 트로피 와이프라고 부른다.

창의와 혁신을 모토로 하는 정보기술(IT) 업종 창업자들의 아내는 트로피 와이프와는 거리가 멀다. 1989년 가을 스탠퍼드대 한 강연에서 프레젠테이션의 귀재 스티브 잡스가 이상하게 허둥대고 말을 더듬었다. 청중 가운데 잡스의 넋을 빼놓은 사람은 당시 스탠퍼드 MBA 과정에 다니던 학생 로렌 파월이다. 펜실베이니아대와 와튼스쿨을 졸업한 파월은 월가의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에서 일한 재원이다. 잡스가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백만장자였을 때 만나 결혼했지만 유기농 식품회사 테라베라를 세우고 교육자선단체 칼리지트랙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구글을 창업한 세르게이 브린의 아내 앤 워짓스키는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주 팰러앨토 출신이다. 예일대 생물학 박사인 그는 2006년 유전정보를 해독하는 바이오회사 23앤드미를 공동 창립한 경영인이다. 브린은 워짓스키가 창업한 이듬해 바하마에서 극비 결혼식을 올렸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의 아내 루시 사우스워스도 스탠퍼드대에서 생물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전문직 여성과 결혼하면 자기의 세계가 따로 있기 때문에 시시콜콜 바가지를 긁으며 남편을 간섭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최연소 억만장자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가 상장 다음 날인 19일 오랜 여자친구인 프리실라 챈과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캘리포니아대 의대를 졸업한 챈은 페이스북에서 함께 일하자는 저커버그의 제안을 거부하고 소아과 의사로서 자기 일을 시작한다. IT 업종 창업자들은 고급 스파에서 손톱이나 손질하는 금발미녀보다는 똑똑하고 독립적 전문직 여성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사업을 구상하고 운영할 때도 아내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남편의 경제력과 명성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자기 길을 걷는 아내들도 멋지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