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통일교육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동요 우리의 소원은 1947년 만들어졌다. 작사자는 극작가이던 안석주 씨(1950년 작고)이고 작곡자는 당시 서울대 음대에 다니던 안 씨의 아들 병원 씨(84캐나다 토론토 거주)였다. 노랫말에 등장하는 통일은 원래 독립이었는데 1948년 정부 수립 후 당시 문교부가 통일로 개사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었다. 통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나라로 통일시킬 것인가임에도 어떻게는 제쳐두고 무조건 통일만 하면 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노래가 그런 잘못된 인식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이루어야 할 통일은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한 대로 자유민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이다. 이에 기초한 정부의 공식 통일정책이 노태우 정부 때 나온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다. 그러나 김대중(DJ) 정부 때는 615공동선언을 통해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통일을 지향한다고 규정했다. 남측의 연합제 안이라는 것은 실은 DJ 개인의 견해에 가깝다. 노무현 정부를 포함한 좌파정권들은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통일을 굳이 말하려 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 들어 헌법에 바탕을 둔 통일관이 다시 자리를 잡았다. 통일교육원은 2008년에 발간한 통일문제의 이해에서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통일국가의 미래상에 따라 남북이 하나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통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또한 문제가 있는 기술()이다.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통일은 바람직한 통일방안이 아니라 유일한 통일방안이다. 7000만 한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통일관은 정권에 따라 달라져도 괜찮은 성질의 것이 결코 아니다.

통일교육원은 어제 통일문제의 이해 북한 이해 통일교육 지침서 등 3종류의 통일교육 기본교재 2010년도 판을 펴냈다. 북의 테러 및 무력도발 사례를 비롯해 안보 위협을 강조하는 내용이 새로 포함됐고, 계획경제 강화 동향 등 북한의 올바른 이해를 돕는 내용이 추가됐다. 막대한 기회비용을 줄이고 북핵이나 천안함 사태같은 안보불안 요소를 없애기 위해서도 통일은 우리 세대에 부과된 막중한 사명이다.

이 진 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