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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화산재, 국내 산업계도 뒤덮다

Posted April. 19, 201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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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 시간) 아이슬란드 에이야팔랴외퀼 화산 폭발에 따른 화산재의 영향으로 유럽 주요 공항으로 향하는 하늘길이 나흘째 전면 폐쇄된 가운데 항공과 여행업계는 물론이고 화물기로 제품을 수출하는 전자업계 등 국내 산업계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특히 화산 폭발이 언제 활동을 멈출지 알 수 없는 데다 분진 피해가 동남부 유럽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어 결항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상청은 화산재 구름이 이르면 20, 21일부터 한국 상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항공여행업계 화산재 비상

대한항공은 18일에도 인천을 출발해 유럽으로 향하는 여객기 7편과 화물기 5편 등 총 12편의 항공편 운항을 전면 취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럽행 항공기 3편도 모두 결항됐다. 이번 화산 폭발 이후 1618일 인천과 유럽을 오가는 국내외 항공기는 여객기 58편 화물기 32편 등 총 90편이 취소됐다. 인천공항 바닥에 담요를 깔고 이틀 밤을 묵었다는 독일인 야흔 크루저 씨(41)는 독일로 가려다 발이 묶였다며 아내와 아들까지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며 운항 재개를 무작정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4시(한국 시간) 현재 독일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아일랜드 핀란드 중북부 유럽국의 비행기 운항은 전면 금지됐고,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노르웨이 등도 부분적으로 운항이 통제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화산재 피해가 남유럽과 러시아로 확대되고 있으며 폐쇄 공항도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이번 화산 폭발로 인한 항공대란은 2001년 911테러 이후보다 심각하다고 밝혔다. 유럽 항공안전을 담당하는 유로컨트롤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간) 유럽 내 운항이 예정됐던 약 2만2000편의 항공편 가운데 77%(1만7000편)가 결항됐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번 사태에 따른 글로벌 항공업계의 손실액이 하루 평균 최소 2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을 오가는 하늘길이 끊기면서 여행업계도 피해를 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유럽행 패키지 상품 등을 사흘 연속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루 평균 200여 명의 고객에게 환급 또는 대체 여행 상품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수출업계 고심

국내 수출업체의 유럽지역 물류 차질도 심화되고 있다. 휴대전화, 정밀부품 등은 통상 철도나 배가 아닌 항공기로만 수출하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물류 담당자에게서 현지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들었다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태스크포스 구성 등 전사적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전화 수출 물량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030%에 이른다.

1923일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기계산업 박람회인 하노버 산업박람회에도 비상이 걸렸다. KOTRA 함부르크무역관 이수영 과장은 당장 이번 전시회의 한국관 참가 기업 37개사 가운데 도착한 기업은 2곳뿐이라며 한국 제품 홍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화산 피해가 몇 달 이상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번 화산재는 제트기류를 타고 이동해 이르면 20일 한반도 상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범 기상청 황사연구과 연구관은 화산재가 대부분 이동 중에 내려앉아 국내에서 항공대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약한 황사가 발생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겠지만 화산재의 황산 성분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