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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성 유니버설 스튜디오

Posted January. 21, 201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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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만화영화 제작자 월트 디즈니는 어린 두 딸과 공원에 놀러 갔다가 디즈니랜드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자금을 구하러 1953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세울 테마파크 상상도를 들고 뉴욕으로 갔다. CBS와 NBC 방송사로부터는 퇴짜를 맞았으나 ABC와 합작해 1955년 디즈니랜드라는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를 열었다. 1959년 미국을 방문한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서기장은 디즈니랜드에 가보고 싶어 했으나 미국 국무성은 신변 보호를 이유로 일정에 넣지 않았다. 디즈니랜드는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물 가운데 하나가 됐다.

미국 디즈니랜드가 문을 연지 10여년 뒤 한국에서도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 있었다. 민둥산이 많았던 1960년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는 자연을 제대로 개발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용인 일대 땅 450만평을 사들였다. 최고의 묘목을 가져다 시험 재배하고 돼지 품종 개량을 위한 연구원과 축사도 지었다. 땅 투기를 한다는 비판에도 굴하지 않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테마파크가 용인 자연농원(지금의 에버랜드)으로 이 회장의 집념의 산물이다. 오늘날 중국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미국에서 디즈니랜드와 쌍벽을 이루는 글로벌 테마파크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한국판이 경기도 화성에 생긴다. 영화 쥬라기 공원을 소재로 한 놀이기구와 워터파크 골프장 쇼핑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올랜도, 일본 오사카,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세워지는 화성 유니버설 스튜디오에는 약 3조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테마파크가 목표다.

화성 유니버설 스튜디오 건설이 확정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건설 예정지인 화성군 송산면 일대는 1994년 시화호가 완공되면서 생긴 간석지의 일부이다. 환경단체의 반대로 개발계획이 한동안 표류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집념을 갖고 테마파크로 연결되는 전철 연장선과 도로 건설을 추진하면서 국내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지 않았다면 불발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개장하면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오고 여행업 숙박업 같은 지역 관련 산업의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값진 합작품이다.박 영 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