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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삼성 이재용 체제 가속화

Posted December. 16, 20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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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원 톱이재용의 삼성 가속화

이 전무의 부사장 승진은 단순히 한 등급 승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삼성그룹은 전무에서 부사장 승진 최소 연한이 2년인데 이 전무는 3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니 빠른 편은 아니다라며 이례적인 인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임원 인사에서 발표하지 않고 이날 사장단 인사에 이 전무 승진 내용을 포함시킨 것은 삼성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상을 반영한 것이다.

이 부사장이 앞으로 맡게 될 COO라는 보직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는 처음 생겼지만 서구 기업들에는 대부분 있는 직책이라며 사업 부문의 업무조정 같은 경영관리 업무를 전담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고고객책임자(CCO)로서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고객과 외부 관계자들의 필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식적으로 경영 전반에 관여하는 권한이 생긴 셈이다.

삼성 측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는 특별히 할 말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번 승진 인사를 계기로 경영권 승계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삼성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최지성 사장이 삼성전자의 단독 CEO로 선임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최 사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투 톱을 맡아 온 이윤우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돼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의사 결정 구조를 단일화해 외부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할 수 있다.

젊은 사장단으로 세대교체

삼성전자의 다른 사장이나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서도 50대 젊은 피들이 대거 등장해 세대교체의 모양새를 띠고 있다. 오랫동안 삼성 계열사를 맡아온 CEO들이 이번에 대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62세인 이상대 삼성물산 대표이사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으로 옮겼고, 63세인 김징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도 대표이사 직함을 뗐다. 정연주 삼성엔지니어링 사장(59)이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 겸 건설부문장을 맡는다. 삼성중공업은 노인식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는다.

삼성전자에서는 임형규 신사업추진팀 사장(56)이 상담역으로 물러나고 이상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57)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반면 김기남 사장(51종합기술원장) 신종균 사장(53무선사업부장) 조수인 사장(52반도체사업부 메모리담당) 등 50대 초반의 사장단이 약진했다. 이상훈 사장(사업지원팀장)도 54세다. 삼성 측은 전반적으로 젊은 사장단을 등용해 조직의 경영 속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이가 만 60세로 같은 최도석 삼성카드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김순택 삼성SDI 사장이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 부회장으로 승진해 일부 분야에서는 경륜을 중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 부회장과 김 부회장은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전략기획실 출신으로 삼성그룹의 경영철학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삼성그룹은 최 부회장은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해 혁신을 이끈 공로를, 김 부회장은 디스플레이 회사였던 삼성SDI를 2차 전지를 주축으로 하는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과감히 변모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며 모두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의 후임으로는 미국 GE에서 에너지 아시아태평양 사장을 지내다 2007년 삼성전자로 영입된 최치훈 디지털프린팅사업부 사장이 임명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삼성전자 윤주화 사장이 경영지원실장으로, 권오현 사장이 반도체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창렬 삼성전자 일본 본사 사장은 삼성사회봉사단장 사장으로 옮겼다. 강재영 삼성투신운용 사장은 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임명됐다.



주성원 김용석 swon@donga.com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