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7시 반 서울 종로구청 4층 여권과 앞에 200여 명의 시민이 서 있었다. 여권을 신청하려고 새벽부터 집을 나선 사람들이었다.
김점순(45여) 씨는 어제 오전 8시에 왔다가 허탕 치는 바람에 오늘은 6시부터 줄을 서 간신히 대기표를 받았다고 말했다.
구청의 여권 업무가 시작되는 오전 8시 40분이 되자 4층부터 1층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
업무 시작 한 시간 만에 접수가 끝났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대기표를 받지 못한 100여 명이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30대 남자가 고함을 질렀다. 앞에 서 있던 여행사 직원이 한꺼번에 5명분을 접수하는 바람에 하루 680명으로 제한된 대기표를 못 받았기 때문.
경기도에서 꼭두새벽부터 왔는데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하는 남자에게 구청 직원은 규정상 어쩔 수 없으니 내일 다시 오라고 말했다.
여권 발급은 외교통상부 업무이지만 전국 시도구청 중 37곳이 대신한다. 서울에서는 25개 구청 가운데 10곳이 여권 업무를 처리한다.
그렇지 않아도 인력이 부족해 여권발급이 늦어지는데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신청자가 더 늘어 민원인이 아우성이다.
종로구청의 경우 담당자가 45명으로 다른 곳보다 2, 3일 빨리 처리한다는 소문에 다른 시도에서까지 신청인이 몰리고 있다.
종로구청은 일반인과 대행사(여행사) 창구를 따로 만들어 하루에 각각 680건과 640건을 선착순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사 직원이 일반인 창구까지 줄을 서는 일이 잦아 불만을 사고 있다. 일부 여행사는 줄을 서는 아르바이트생까지 쓰고 있는 실정.
여행사에 맡기면 처리가 좀 빨라 일반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몇 만 원씩 수수료를 주고 여행사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서울의 구청 관계자는 여행사의 대리 접수가 규정에 위배되지 않아 어쩔 수 없다면서 특히 아르바이트생은 일반인과 구별이 어렵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오전에는 접수를 하고 오후에 업무를 중점 처리하는 간이접수제를 권고하지만 구청에서 업무량 증가를 이유로 기피한다며 여권 업무와 관련된 인력과 장비를 외교부가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희균 김상운 foryou@donga.com sukim@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