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한국 사람이 된 느낌입니다. 10년 동안 투표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는데 직접 참여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15일 오전 9시20분경 서울 노원구 월계동 한 성당에 마련된 투표소. 국내의 한 바이오 벤처기업의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최강씨(41)가 투표를 마친 뒤 상기된 표정으로 나왔다.
최씨는 중국에서 태어나 줄곧 그곳에서 자란 조선족 동포. 1995년 한국에 유학온 뒤 박사학위를 땄고 입국 9년 만인 지난해 귀화했다. 이번 총선은 그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참가한 첫 선거였다.
여러 가지로 많이 놀랐어요. 우선 투표하는 날이 공휴일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그런데도 투표 안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데 또 놀랐습니다.
또 최씨는 이번 선거에서 유난히 많이 등장한 각 정당의 이미지 정치에 대해서도 놀랐다고 말했다.
각 정당 모두 잃어버린 민심을 얻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공약이나 정책을 지키는 신실한 태도가 아닐까 싶어요. 10년 동안 지켜봤는데, 한국 정치인들은 선거운동 때는 뭐 하겠다고 큰소리치는 사람은 많아도 선거만 끝나면 흐지부지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는 한국의 민주정치가 점점 발전한다는 느낌은 분명히 든다며 이번 총선에 대해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중국에서는 일하다가도 투표하고 오라고 하면 우르르 몰려가서 아무 생각 없이 투표만 했죠. 내 한 표가 나라의 미래를 바꾼다는 책임감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국민은 대부분이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투표에 참여하는 것 같아 자랑스럽습니다.
이완배 손택균 roryrery@donga.com soh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