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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결산

Posted January. 28, 2003 22:16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렸던 제33차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다보스 포럼)가 28일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신뢰 구축(Building Trust)을 주제로 100여개국에서 2300여명의 정재계 지도자와 언론인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엔론 사태 등 미국 기업의 회계부정 등으로 실추된 기업과 정부의 신뢰 회복 및 올해 세계경제 전망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실제로 27일 기업 지배구조 세션에서는 기업 신뢰의 기본인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기업의 이사들에게 회계 감독의 책임을 묻고 회계의 투명성과 책임성은 선진국에서도 엄격하게 확립돼야 한다는 등의 행동 강령을 채택했다.

하지만 회의장을 나서는 최고경영자들은 잃어버린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마술 같은 해법은 없다는 게 결론이라면 결론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세계화에 앞장서 온 다보스 포럼에서 세계화의 본산인 미국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것도 이번 포럼의 달라진 모습. 한 참석자는 올해 세계경제의 최대 악재가 이라크전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실제로 26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본회의장 연설이 끝나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 앞에 앉아 있던 미국 정재계 지도자들은 기립박수를 쳤으나 뒷줄의 반응은 썰렁했다. 노동자 출신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등장도 포럼의 분위기를 바꿨다. 다보스 포럼 공동 창설자 조지 멀린크로트는 폐막을 앞두고 기자와 만나 포럼의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33년 전 우리가 다보스에서 첫 모임을 가질 때는 유럽 기업인 소수의 모임이었다. 그러나 포럼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점점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왔고, 이제는 포럼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포럼 참가자들은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의 가입비와 3만달러(약 3600만원)의 참가비를 냈다. 주최측이 벌어들이는 돈이 3000만달러(약 360억원)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한국측 참가자는 그래도 다보스에 와서 세계 정재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고 고급 사업 정보를 듣는 비용을 생각하면 다보스 참가가 이익이라고 말했다. 반세계화 운동 단체들이 반나절 세계 문제를 고민하고 나머지 5일반 동안 돈을 불릴 방법을 배우는 곳이 다보스라고 비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열릴 때마다 비판이 쏟아져도 다보스 포럼이 중단될 수 없는 이유다.



박제균 이기홍 phark@donga.com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