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재생 가능한 전선을 폐()전선으로 분류해 재향군인회에 헐값에 팔아 수백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한전이 민주당 김방림()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98년 9월부터 올 8월까지 약 4년간 일반전선 3670t과 CNCV전선 2만2000여t 등 재생 가능한 중고 전선 2만5000여t을 폐전선으로 처리해 약 280억원의 손실을 봤다.
일반전선은 구리선을 피복한 형태이고, CNCV전선은 구리선 다발을 속피복(폴리에틸렌수지)이 감싸고 바깥에 다시 구리선을 채워 이를 겉피복이 감싼 형태로 땅 속에 묻는 배전용 전선이다.
한전의 불용저장품 관리기준에 따르면 중고 전선 가운데 재생 불가능한 폐전선은 전국 36개 운영사업소에서 자체 처리하고 재생 가능한 전선은 서울자재관리처에서 수집해 재활용한다.
그러나 서울자재관리처는 재생 가능한 것으로 수집한 일반전선 가운데 월별로 5%에서 많게는 100%까지 폐전선으로 분류해 당 평균 200원 정도의 헐값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CNCV전선의 경우 겉피복과 중간 구리선은 재활용하고 속피복과 그 안쪽의 구리선 다발은 규정상 모두 재생 불가능으로 분류해 역시 당 200원꼴로 처분했다.
김 의원측은 구리가 당 15502000원(중품 기준)에 거래되는 것에 비춰 볼 때 지난 4년간 한전이 폐처리한 폐전선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42억원으로 한전이 폐처리로 올린 62억원의 수입을 제하면 결국 약 280억원의 손실을 본 셈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폐전선 가운데 일반전선은 서울자재관리처에서 운반하거나 보관 중 훼손돼 탈피 불능으로 분류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전측은 또 CNCV전선의 경우 95년 만들어진 규정에 따라 속피복과 그 내부의 구리선 다발은 폐전선으로 처리된다며 속피복인 폴리에틸렌수지가 특정산업폐기물이고 보관과 처리에 별도의 시설이 필요해 경제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한전 관계자는 국내 최대 공기업이 그 정도의 폐기물도 처리하지 못하고 엄청난 양의 구리를 헐값에 넘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규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측은 한전이 CNCV전선의 속피복을 벗겨내 구리선을 활용하면 상당한 이익을 얻고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며 CNCV전선에 대한 규정을 바꿔 재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의 폐전선은 1989년 수의계약을 통해 재생전선 제작업체로 선정된 재향군인회에 전량 매각돼 다른 제품으로 만들어져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동용 mind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