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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에 재결합 ‘젝스키스’ 올림픽공원 콘서트 현장

16년만에 재결합 ‘젝스키스’ 올림픽공원 콘서트 현장

Posted September. 12, 2016 06:50   

Updated September. 12, 201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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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마당에 노란 옷에 노란 가방을 멘 30대 여성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젝스키스 ♡ 은지원 이재진 강성훈 김재덕 장수원 고지용’을 쓴 대형 노랑 풍선이 공원 체조경기장 상공에 매달렸다. 하얗고 까만 교복 대신 부담 없는 캐주얼 차림의 팬들은 대개 휴일을 맞은 30대 직장인 여성들로 보였다.

 젝스키스의 콘서트는 송파구의 지난 휴일 풍경을 완전히 바꿨다. 젝스키스 팬의 상징색인 노랑의 물결. 16년 만이었다. 재결합한 젝스키스의 공연에는 10, 11일 하루에 1만 명씩 2만여 명의 관객이 몰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객석을 꽉 채웠다. 올해 초 MBC TV ‘무한도전-토토가2’에 출연하면서 그들의 스토리가 안방극장을 눈물과 웃음으로 채운 뒤 젝스키스의 컴백 준비가 시작됐다. 사업가로 전향한 고지용은 빠진 5인의 원년 멤버는 싸이, 빅뱅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다. 이틀간 콘서트 입장권은 지난달 온라인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오후 5시 58분, 암전된 체조경기장 내에는 ‘젝키짱’을 연호하는 1만 관객의 함성이 가득찼다. 공기는 캄캄한 검정이었지만 노란색 함성의 파도가 느껴졌다. 콘서트는 이들의 히트 곡 ‘Com'Back’으로 시작됐다. 이어 ‘사나이 가는 길(폼생폼사)’ ‘커플’ ‘기억해줄래’ 같은 히트 곡이 나올 때마다 팬들의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젝스키스는 이날 신곡 ‘세 단어’도 처음 공개했다. 에픽하이의 타블로와 프로듀스 팀 ‘퓨처바운스’가 만들어준 노래다. 오랫동안 컴백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젝스키스 멤버 대신 타블로가 노랫말에 담았다. 은지원은 “예전 활동 때는 작곡가가 (대하기) 어려운 형님이었다. 저희보다도 어린 작곡가(타블로)를 만나 처음으로 녹음이란 걸 즐기면서 해봤다”고 했다.

 공연장에서 만난 멤버들은 “이번 공연은 시작일 뿐이다. 내년이 20주년인 만큼 방송 출연, 신곡 발표, 공연 활동으로 계속해 팬들을 만나겠다”고 입을 모았다.

 멤버 김재덕은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조차 구분이 안 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은지원은 여러 모로 격세지감을 느꼈다고 했다. “저희가 활동할 때는 음원이란 개념이 없어 (정규)앨범을 한 장씩 발표했고 그 사이에 텀(휴지기)도 가졌어요. 그래서 더 곡마다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그는 “피케팅(피 터지는 온라인 티케팅)이란 말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저희 때는 은행 가서 공연 입장권을 구매하곤 했다”며 웃었다.

 젝스키스 멤버들은 재작년 god가 15주년 콘서트가 끝나고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을 했다. 강성훈은 “손, 발, 머리, 폐 다 안 좋은 것 같다. 체력이 나이를 속이지 못하는구나, 하며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고 했다. 김재덕은 “중간에 빈혈이 왔다. 쓰러지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정신력으로 버텼다”고 했다. 은지원도 “원래 나이 들면 땀이 많아지나요”라며 “오프닝하는데 땀구멍도 오픈돼서 멈추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TV 음악방송에 멤버마다 이름표 하나씩 달고 나가 리허설도 해보고 싶어요. 올해가 후딱 지나가면 내년은 20주년 맞이 콘서트도 할 겁니다.”(은지원)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