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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 두가지 약속 안하면 6자 없다

Posted November. 29, 2006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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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과 미국,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회담 재개를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회담의 전제조건을 둘러싼 북-미 간 힘겨루기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재개 일정을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회담 전에 약속을 받겠다=미국은 최근 북한에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핵시설 가동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약속이라는 두 가지 핵심 요구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날 최근 미국과 일본, 한국이 6자회담이 열리면 북한에 5개항을 요구하기로 했다느니, 3개항을 요구하기로 했다느니 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으나 미국이 요구하는 핵심은 북한의 핵시설 가동 중단과 사찰 두 가지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런 요구는 6자회담이 열리면 제시하겠다는 게 아니라 사전조율 과정에서 북한이 수용하겠다는 보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어서 6자회담 재개의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예전처럼 무조건 6자회담을 열고 회담장에서 핵 프로그램을 먼저 중단하라 먼저 주는 게 있어야 중단할 수 있다는 식의 원론적 논란을 벌이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게 미국의 분명한 기조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 강행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없던 것처럼 여기고 백지상태로 무작정 협상에 임할 수는 없다며 미국은 12월 중순 회담 재개를 희망하지만 그 같은 요구조건에 대한 사전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회담 재개는 계속 미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협상대표, 진심이라는 증거를 보여라=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중국의 시사 잡지 환추런우()와의 인터뷰에서 6자회담이 재개되면 당연히 한반도 비핵화 문제부터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27일 베이징 도착 전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그들의 태도가 진심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하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구체적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핵보유국 자격으로 회담에 참가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북한은 핵 국가가 아니고 우리는 북한을 핵 국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런 방침은 중국도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회동에서 우리는 북한을 핵 국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으나 북한은 핵 국가로 인정받은 뒤 핵무기 통제 협상을 하고 싶어 한다며 북한 스스로 핵실험을 강행해 어려운 국면을 만들었기 때문에 진심으로 새로운 또 하나의 국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당당히 회담에 임하겠다=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28일 베이징 도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핵실험을 통해 제재와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든 방어적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당당한 지위에서 언제든 회담에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북-미 간 쟁점이 아주 많다며 자기의 춤 박자()를 소개하겠다는 힐 차관보의 친절한 초청으로 길을 나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당시 우리가 먼저 이런 댄스를 시작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회담 성사의 전망이 밝다고는 볼 수 없는 대목이다.

한편 김 부상과 힐 차관보,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오후부터 3자회동과 양자접촉을 병행하며 협상을 거듭했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현재 제일 급한 일은 대화를 통해 6자회담을 가능한 한 조속히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홍 하종대 sechepa@donga.com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