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 등이 오가고 있다. 2026.7.7/뉴스1
광고 로드중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89조4000억 원이라는 초유의 실적을 거뒀다고 잠정 발표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까지 뛰어넘었다. 불과 석 달 만에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 치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매출 역시 171조 원으로 역대 최대 행진을 이어가며 한국 기업사를 새로 썼다.
역대급 실적을 견인한 것은 단연 반도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설비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이고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까지 공급이 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져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 원대 후반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마냥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 전례 없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한국 기업들만 누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치킨게임에서 밀려났던 후발 업체들도 AI 붐을 타고 기사회생하며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14배 증가하며 기초 체력을 회복했다. 일본 키옥시아는 한때 도요타를 제치고 일본 시총 1위를 터치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은 저가 제품을 넘어 차세대 기술 특허까지 한국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광고 로드중
반도체 전쟁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의 박빙 승부다. 한 번만 삐끗하거나 타이밍을 놓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최근 정부와 기업들이 3대 메가 프로젝트에 시동을 건 것 역시 압도적 속도로 확실한 격차를 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실탄을 채운 경쟁자들이 반격에 나서는 지금은 성과급 잔치 등 전리품에 취할 때가 아니다. 연구개발과 인프라에 더 과감하게 투자해야 다음 빙하기가 와도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