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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린 리커머스, 세제는 제자리… “의제매입세액공제 도입해야”

입력 | 2026-07-06 17:02:28

중고폰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리커머스(recommerce)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더딘 세제 정비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커머스 업계는 정부에 일반 중고품 거래에 대한 의제매입세액공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국내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43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수출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글로벌 거래 건수가 전년 대비 28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베이 역시 전체 거래의 약 40%가 리커머스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산업 규모가 커졌지만 관련 세제 개편은 미흡한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현행 제도가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중고거래 사업자는 개인으로부터 물품을 매입해 재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개인은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없어 매입세액 공제를 받지 못한다. 이는 이미 세금을 납부한 제품에 다시 부가세를 매기는 구조라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정부는 플랫폼 거래 데이터를 근거로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국세청은 2023년 부가가치세법 개정을 통해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및 중고나라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분기별 거래자료 제출을 의무화했다. 해당 자료는 거래자 정보와 판매 건수 및 거래 금액 등을 담고 있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부과 근거로 활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플랫폼 거래 데이터의 신뢰성과 활용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부가세 의제매입세액공제 요구에는 거래 내역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의제매입세액공제는 실제 매입 증빙이 없더라도 일정 비율을 매입세액으로 인정하는 제도로, 중고자동차 업종에는 1993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 “중고차는 되고 중고폰은 안 돼… 현행 제도 역차별 초래”

업계는 중고자동차와 동일한 거래 구조를 가진 중고 휴대폰과 패션 및 가전 등 일반 중고품 거래에도 의제매입세액공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과세 자료로 플랫폼 데이터를 쓰는 만큼 세제 적용을 위한 증빙 자료로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해당 제도가 음식점업과 재활용업 및 중고자동차업 등에 이미 쓰이는 만큼 조세 형평성 우려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AI 생성 이미지

현행 제도가 역차별을 초래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고자동차 사업자는 의제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일반 중고거래 사업자는 동일한 거래 구조에도 불구하고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리커머스 산업이 대기업 중심의 신제품 업계보다 더 높은 세 부담을 지는 구조 역시 조세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법부에서도 현행 제도에 제동을 거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6월 서울행정법원은 중고폰 사업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과세당국이 매출은 인정하면서 원가는 부인한 처분에 대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중고폰 고유식별번호를 통해 매출과 매입을 충분히 대응시킬 수 있는데도 증빙 부족을 이유로 비용을 전면 부인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중고거래에 있어 세제 지원을 펼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마진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호주와 뉴질랜드, 스위스는 의제매입세를 도입했다. 일본은 장부 보존만으로 공제를 허용하는 증빙요건 조정제를 운영 중이다.

이신애 글로벌리커머스산업협회 회장은 “해외는 리커머스를 순환경제의 주요 산업으로 보고 다양한 세제를 통해 제도의 불합리성을 해소하고 있다”며 “해외로 수출되는 한국 리커머스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부가세의제매입 적용은 필수”라고 말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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