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학술지 면역기억 특집 한 번 싸워본 바이러스 등 기억… 재침입 시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 T-B-선천면역세포 ‘기억력’ 존재… ‘훈련된 면역’ 백신 개발에 적용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모습을 나타낸 3D 일러스트레이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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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맞서 싸워야 할 병원체를 기억하는 방식에 대한 과학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지며 차세대 백신과 암 정복을 위한 면역치료제 개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의 면역학 분야 전문 학술지인 ‘사이언스 이뮤놀로지’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면역기억’에 대한 인류의 지식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조명하는 특집호를 4일(현지 시간) 발간했다. 면역기억은 면역세포가 몸속에 들어온 박테리아,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를 기억해 동일한 병원체가 다시 침입했을 때 빠르고 강력하게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능력이다.
● 역동적인 전투 부대 ‘기억 T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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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호에 실린 리뷰 논문에 따르면 유세포 분석,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CD8 T세포의 기억력에 대한 과학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 CD8 T세포는 오래 생존할 수 있고 기억력 기반으로 침입자 발생 시 강력하게 증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번 접종으로 효과가 오래가는 백신, 몸속의 지속적인 감시망인 키메라항원수용체-T(CAR-T) 면역치료제를 정교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 비강 백신의 단서 ‘기억 B세포’
두 번째 리뷰 논문은 기억 B세포에 대해 다뤘다. 기억 B세포는 한 번 침입한 적이 있는 병원균을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침입했을 때 항체를 대량 생성하는 면역세포다. 기억 B세포는 과거 배중심(GC)이라는 곳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연구에서는 배중심을 거치지 않고 독립적인 경로를 통해 기억 B세포가 만들어진다는 점이 밝혀졌다.
여러 경로에서 기억 B세포가 형성되는 것은 병원체에 대한 빠른 방어와 오래 지속되는 면역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해된다.
기억 B세포는 주로 혈액이나 림프절을 순환한다고 알려졌으나 폐나 점막 등에 위치해 병원체에 대응하는 ‘조직 상주 기억 B세포(BRM)’도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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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 요인으로 기억 쌓는 ‘선천면역세포’
대식세포, 자연살해세포(NK세포) 같은 선천면역세포에도 기억력이 존재한다는 점 역시 집중 조명됐다. 면역계의 기억력은 T세포와 B세포의 특징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선천면역세포도 지난 기억을 기반으로 면역반응을 강화하거나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를 ‘훈련된 면역’이라고 한다.
백신이나 감염을 경험한 선천면역세포는 후성유전학적 변화와 세포 대사 변화를 통해 기능이 재설정된다. 병원체가 들어왔을 때 이전보다 빠르고 강하게 반응하거나 반대로 과도한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반응할 수 있다.
선천면역세포의 기억은 식습관, 오염, 스트레스, 감염 등 환경적 요인과 상호작용하며 진화한다. 한 사람이 태어나 사망할 때까지 노출되는 모든 환경적 요인을 의미하는 ‘엑스포좀’이 선천면역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훈련된 면역은 현재 일부 치료 전략에 쓰이고 있다. 결핵 예방 백신인 ‘BCG 백신’이 대표적이다. BCG 백신은 선천면역세포의 방어 능력을 높여 결핵뿐 아니라 다른 감염병에 대한 방어 효과와 일부 암에서의 면역항암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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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