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50대男, 헤어진 연인 한달간 스토킹 퇴근길 찾아가 길거리서 흉기로 살해 스마트워치 신고해 경찰 4분만에 출동했으나 이미 치명상…병원 이송 후 결국 숨져 “가해자 신체 구속 등 사전 차단 검토해야”
● 접근금지 조치에도 퇴근길 살해 당해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김모 씨(52)를 살인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김 씨는 이날 오전 2시 51분경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의 한 길거리에서 피해자 김모 씨(62)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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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범행 직후 자해를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치료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계획범죄 여부와 범행 동기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김 씨는 스토킹 등 성범죄 전과는 없지만 상해 등 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사건 발생 약 한 달 전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호소하며 경찰의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달 8일 “전 남자친구가 괴롭힌다”며 신고했고 경찰은 피의자 김 씨에게 교제폭력 경고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김 씨는 다음 날에도 피해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여러 차례 부재중 전화를 남겼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스토킹 혐의 고소를 권유했고, 피해자는 지난달 10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김 씨에게 “피해자 100m 이내 접근과 전화·문자 등 모든 연락을 금지한다”는 긴급응급조치를 내리고 피해자에게는 긴급 신고용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김 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 성범죄 전과자만 위치추적…사각지대 여전
이 같은 스토킹 살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3월 김훈(45)은 헤어진 연인을 스토킹하던 끝에 결국 살해했다. 당시 김훈은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접근금지 명령에 대해 법무부와 경찰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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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번 성남 사건의 피의자 김 씨처럼 전자발찌를 부착하지 않은 고위험 스토킹·교제 폭력 피의자에게는 해당 대책이 무용지물이라는 점이다. 기존에 전과가 없거나 전자장치 부착 대상이 아닌 가해자가 보복 범죄에 나설 경우 현행 제도 체계 안에서는 사실상 방어할 수단이 없다.
전문가들은 사후 출동 위주의 현행 피해자 중심 보호 체계를 가해자 신체 구속 등 사전 차단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피해자가 긴급 신고를 했음에도 4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범행이 종료됐다는 것은 사후 대응 위주의 대책이 가진 명백한 한계를 보여준다”며 “고위험 교제 폭력·스토킹 사건의 경우 수사 단계에서부터 가해자의 접근 자체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