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재산 헌납-의원직 사퇴당해” ‘국가 손배’ 원고 일부 승소 판결
서울중앙지법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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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비상계엄 당시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불법 구금돼 재산 헌납과 국회의원직 사퇴를 강요당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장녀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부장판사 정하정)는 10일 김 전 총리의 장녀 김예리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55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억4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김 전 총리는 신군부가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한 1980년 5월 17일 ‘권력형 부정축재 혐의자’로 지목돼 구속영장 없이 강제 연행됐고, 7월 2일까지 47일간 불법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국회의원직 사퇴와 재산 헌납을 조건으로 석방됐다. 당시 계엄사령부는 김 전 총리의 부정 축재 규모를 약 216억5000만 원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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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측(법무부)은 재판에서 “진실 규명 결정은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법적 효력이 없고, 김 전 총리는 자발적으로 재산을 헌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수사관들이 강압적인 방법을 통해 김 전 총리에게 재산 헌납 기부서 및 국회의원직 사퇴서 등을 작성·제출토록 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고, 국가 측은 항소를 포기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