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석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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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 동안 사법부는 검찰과 특검의 공소권 남용을 지적하며 공소기각 판결을 잇따라 3건 선고했다. 공소기각은 검찰 기소 절차 오류를 이유로 법원이 유무죄 판단 없이 재판을 끝내는 판결이다. 3건에 불과하지만, 연이어 내려진 공소기각 판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게감이 다르다.
매년 4000건 안팎으로 선고되는 공소기각 판결은 폭행죄나 명예훼손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등 일상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반의사불벌죄’ 사건에서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면 법원이 형사소송법 327조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다. 형사소송법 328조에도 피고인이 사망할 경우 등에 공소기각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수가 많지 않아 연간 1000건 안팎 수준이다. 그럼에도 검찰과 특검 등 수사기관이 최근 법원이 내놓은 3건의 공소기각 판결에 주목하는 이유는 사법부가 이례적으로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직접 언급하거나, 특검의 수사 대상을 넘어선 ‘별건 수사’ 등을 지적하며 내린 판결이기 때문이다.
2년 2개월 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당시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검사가 검찰청에서 연어회와 술을 제공했다”며 국회 청문회 등에서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을 제기했다. 그의 위증 혐의를 가리기 위해 열흘간 진행된 수원지법 국민참여재판에서 재판부와 배심원단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져 사실로 볼 수 없다며 20일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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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규 전 법제처장이 비상계엄 직후 삼청동 안가 회동을 “친목 모임”이라고 위증했다는 혐의로 내란 특검이 기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서울중앙지법은 22일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다. 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국토교통부 서기관 뇌물 사건에 대해서도 1, 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24일 “특검법이 부여한 범위를 벗어난 기소권 행사”라며 공소기각 판결을 확정했다.
여야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등을 둘러싼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를 놓고 벼랑 끝 대치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의 잇따른 공소기각 판결은 굳이 정치권이 기존 법체계를 훼손하는 무리한 수단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사법부가 걸러낼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방증이다. 새로 출범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도 별건 수사나 쪼개기 기소와 같은 검찰의 기존 악습을 끊어내는 것이 진정한 검찰개혁의 완성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