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변에 자리한 독채형 별장으로 유명한 호시노야 가루이자와. 정성갑 대표 제공
정성갑 갤러리 클립 대표·‘건축가가 지은 집’ 저자
생태해설사를 따라 숲을 오르며 야생 동식물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배우는 시간은 지루할 새가 없었다. 새가 고음으로 “찌르르르” 노래하면 생태해설사가 바닥에 삼각대를 고정한 후 망원경으로 저 높이 나무에 숨은 ‘가수’를 찾았다. 주머니가 많은 조끼에서는 온갖 교보재가 끝도 없이 나왔다. 카드로 만든 동식물 도록부터 펠트 천으로 만든 새 인형까지. 숲속 길을 따라 찬찬히 움직이며 자연의 생태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은 산속 골짜기의 샘물처럼 세상 무해하고 청량했다. 이곳은 일본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가루이자와 아사마산 기슭이다. 이곳에서 ‘와일드 라이프 투어’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피치오 야생동물 연구센터다.
오랫동안 가루이자와에 와 보고 싶었다. 가장 큰 이유는 일본 최대 리조트 기업 호시노그룹에서 운영하는 호시노야 리조트 때문이었다. 숲 아래 자리 잡은 리조트는 수변 독채 별장으로 유명하다. 땅거미가 내리면 스태프들이 나룻배를 타고 약 300개의 플로팅 전등에 직접 불을 밝히고, 오후 5시에는 새로 체크인한 고객을 위해 일본식 만두와 음료를 제공하는 웰컴 세리머니를 연다. 약 3만9669㎡ 규모 부지에 아름답게 펼쳐진 계단식 논과 수로, 숲과 정원 하며 연못 위를 떠다니다 한 번씩 저공비행을 하는 청둥오리만 보고 있어도 심심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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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야 가루이자와에서의 숙박은 만족도가 높았는데, 리조트 주변으로 아예 마을을 새롭게 만든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쉼의 확장. 10분에 한 번씩 셔틀버스가 다니고, 그 버스를 타면 각종 편집숍과 커피숍, 레스토랑이 있는 하루니레 테라스, 널찍한 노천탕으로 유명한 돈보노유 온천장 어디에도 갈 수 있다. 서두에 언급한 ‘와일드 라이프 투어’도 참가할 수 있고, ‘돌의 교회’처럼 건축적으로 아름다운 곳들도 쉬엄쉬엄 산책하며 눈에 담기 좋다. 이 모든 장소와 땅은 일명 ‘호시노 에어리어(Hoshino Area)’에 속한다. 휴양이란 어떠해야 하는가. 휴양을 단지 리조트 안의 쉼으로 보지 않고 자연과 마을, 경험까지 아우르는 시간으로 바라볼 때 그 범위는 더 넓고 세밀해진다. 그 확장을 체감한 여행이었다.
정성갑 갤러리 클립 대표·‘건축가가 지은 집’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