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주 스님은 “산책, 음악감상, 게임, 차 한잔 등 누구에게나 힘든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는 안식처와 방법이 하나씩은 있다”라며 “하지만 그동안 우리 교육에서는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걸 알면서도 그것을 찾는 교육은 거의 하지 않아왔다”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요즘 마음이 힘든 아이들이 무척 많다고요.
“최근 인기인 넷플릭스 ‘참교육’에도 나오지만, 불안, 우울, 또래 갈등 등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너무 많고 점점 더 늘고 있어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7~18세)은 2018년 3만190명에서 2023년 5만3070명으로 75.8%나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불안장애 진료는 1만4763명에서 2만8510명으로 93%가 늘었지요. 수치는…점점 더 증가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학교 현장의 10분의 1도 채 못 보여주고 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만.
“초등학교 선생님들에게 들어보면, 수업 중에 갑자기 뛰쳐나가는 등의 분노를 참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해요. 견딜 수 없는 어떤 안 좋은 기분, 감정이 들긴 하는데 조절을 못 하는 거죠. 문제는 그게 어떤 감정인지,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자기도 모른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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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가 관계를 대신하면서, 스스로 감정을 느끼고 조율하며 타인과 연결하는 경험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SNS도 쇼츠 등 점점 더 짧은 것들이 나오면서 조금만 길어도 못 견디고 넘기니까요. 좌절이나 실패 경험이 너무 없는 것도 이유지요. ‘참교육’에 나오는 극성맘 우진 엄마처럼 아이를 과잉보호하면 참고 견디는 힘이 약해지거든요.”
“일단은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게 필요해요. 유치원 아이들에게는 ‘우리 한 번 촛불을 불어 꺼보자’라고 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 나이 때는 아무리 화가 나도 선생님이 ‘촛불을 꺼보자’라고 하면 자기도 모르게 숨을 크게 쉬거든요. 자기감정을 돌아보는 것도, 상대의 말을 듣는 것도 우선 멈춰야 가능한 것이니까요.”
―교육으로 정말 아이들이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되겠습니까.
“명상을 통해 주의력을 키우면, 내 감정, 내 마음을 알고, 보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남에게도 같은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와 너를 포함한 ‘우리’를 보게 되지요. 내 행동이 친구에게 영향을 주고,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걸 알면 행동에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요. 그런 아이들이…진짜 강한 아이들이 아닐까요? 그래서 지금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자기 감각, 느낌, 감정과 생각을 알아차리는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