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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일 만에 미-이란 종전, 다시 미중 패권 전쟁? [화정인사이트 ⑱]

입력 | 2026-06-19 14:52:00

양국 14개 조항 MOU 발효…60일간만 호르무즈 무료통행 등 불씨
9월 시진핑 미 답방, 11월 美 중간선거 양국 새로운 기싸움 돌입



화정평화재단은 6월 18일 동아닷컴 대회의실에서 ‘미-이란 전쟁 종전과 하반기 국제 안보 전망’을 주제로 연구위원 간담회를 가졌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윤상호 동아일보 정치부 전문기자, 박재적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왼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미국과 이란이 휴전 연장 양해 각서(MOU) 14개항에 합의하면서 전쟁이 끝났다. 6월 17일 양국 공식 문서로 발효된 합의문에는 ‘이란이 핵 무기 입수 및 개발 않기로 재확인하고 농축 우라늄 비축분은 IAEA 감독 아래 이란 내에서 희석’과 함께 ‘이란 재건을 위해 역내 파트너들과 최소 3000억 달러 규모의 계획 수립, 모든 허가와 면제 승인은 미국이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60일에 한해 통행료 없이 호르무즈 해협 양방향에 상업 선박 안정 통행에 최선을 다하고 통항을 즉각 시작하며 이란도 원유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는 18일 동아닷컴 대회의실에서 ‘미-이란 종전과 하반기 국제 안보 전망’을 주제로 연구위원 토론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미-이란이 MOU 체결로 전쟁이 종식된 것은 다행”이라며 “양국 간 협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란 재건 과정에서 우리 기업 참여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동아일보 정치부 전문기자가 사회를 맡았고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박재적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토론을 벌였다.

● 이란에 유리한 협정 비판 목소리

윤상호 : 미-이란 전쟁이 종식되었습니다. 미국은 이란 핵 포기를 얻었지만 60일 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와 이란 재건을 위한 3천억 달러 규모의 지원 방안에 대해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양해각서(MOU) 형식이라 완전 종식이 아니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박재적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박재적 : 먼저 이란 핵무기 입수와 핵을 개발 않기로 재확인 한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농축 우라늄 비축분에 대해 IAEA 감독 아래 이란 내에서 희석하겠다는 내용도 눈 여겨 봐야 합니다. 60일 이후 이란이 통행료를 걷는다면 트럼프 뿐 만 아니라 미국 체면이 상당히 구겨질 겁니다. 동시에 미국이 국제공공재를 보장 못하는 미국 패권 쇠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합의 내용이 얼마나 지켜질지 살펴봐야 합니다. 

윤 : 이란 재건과 관련 우리나라가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던 3천억 달러에 대해 트럼프가 꼭 찍어 이야기를 했습니다. 미국 돈은 한 푼도 안 쓰고 다른 동맹국들이 이란에 기여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기뢰 제거를 할 경우 동맹국들의 함정 파견을 예전부터 요청해 왔습니다. 미-이란이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가면서 우리도 참여해야 하는 문제가 등장합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참여를 선언했는데 미국의 요청이 들어오면 사회적 논쟁이 될 수 있습니다. 

박 : 한국도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본도 참여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일본은 전쟁 초기에 참여하지 않았기에 미국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고 기뢰제거에 우수한 선박을 갖고 있기에 거부하기 어려울 겁니다. 유럽 동맹국들과 일본이 참여하는 데 우리가 참여하지 않기는 쉽지 않습니다.

윤 : 우리의 3천억 달러가 이란 재건 기금으로 현지 진출의 기회가 될지 아니면 트럼프가 사고를 친 다음 동맹국들에게 떠넘기는 비용이 될지 궁금합니다. 

박 : 일단 기회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미국 기업은 들어가고 싶은 데 미국 돈이 들어간다는 것이 보상이나 배상이라는 인식을 주기 않기 위해서 조용히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진행될지 두고 봐야 하지만 재건 비용이 기업에 대한 기회라면 당연히 우리 돈이 들어가야 된다고 봅니다. MoU가 중단 없이 이행된다면 궁극적으로 미국 기업도 들어갈 겁니다.

윤 :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일단 이란 부담을 떨쳐내게 되었습니다. 트럼프의 외교 안보 전략의 무게가 다시 중국 견제 그리고 북한과 관계 개선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가 궁금해집니다.

● 이란 재건 사업 한국기업엔 큰 기회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김한권 : 오는 11월 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정치는 물론 미국의 대외정책에도 많은 함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후속 협상을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하고 성과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할 겁니다. 그리고 9월 24일 시진핑 방미 일정에 맞춰 경제적 성과를 이루고 안정적인 미중 관계를 만들었다는 모습을 보이려 할 겁니다. 

중국은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및 핵 협상 의도를 잘 알고 있기에 대화 채널을 준비하고 있을 겁니다. 중국은 또 그동안 미-이란 중재자 역할을 해왔음을 강조하고, 앞으로도 주요 현안 해결에 책임 있는 역할을 담당하며 자국의 이익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겁니다.

윤 :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미-이란 전쟁이 끝나면서 그 다음 북미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김 :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를 환영하지만 향후 미-이란 협상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지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중국은 앞으로도 직간접적으로 이란을 지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 이유는 먼저 미국이 중동에서 현안을 마무리하고 다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집중 견제하는 것 보다는 미국이 중동에서 발이 묶이는 상황이 지속되기를 바랄 겁니다.

두 번째, 올해 1월 베네수엘라 사태와 이어진 미-이란 전쟁으로 중국의 전통적 우방국들이 중국과의 협력에 적지 않은 의문이 생겼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물리적 수단을 사용하고,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어전략(NDS)에서 서반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 표명과 함께 현재 베레수엘라와 이란, 그리고 쿠바가 처한 상황을 보게 된 것입니다. 경제력에 비해 원거리 군사적 투사력이 약한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되는지 고민이 깊어진 겁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중국은 이번 이란 사태를 전환점으로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응하는 다자주의를 강조하는 한편, 한층 대등해진 미국의 경쟁국으로서 국제사회 중재자 역할을 강화하고 우방국들과 의 관계를 다시금 공고히 다지는 대외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윤 : 미-이란 협상은 이제 시작입니다. 이란은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트럼프를 압박하고 MOU 이상으로 경제적 외교안보적으로 유리한 과실을 따내려고 할 겁니다. 그러다 보면 11월 중간선거가 다가옵니다. 두 달 안에 협상을 마무리 할 수 있을까요. 

박 : 이란은 핵과 관련, 최대한 시간을 끌 겁니다. 전쟁 중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관련, 중국이 이란에 미사일을 수출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이스라엘은 사정권에 있지만 유럽 주요 도시는 사정권 밖인 사정거리 2,000km 미만의 미사일을 개발해왔는데, 지난 3월 이란이 2천km가 넘는 미사일도 미국 공군기지가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발사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유럽의 주요 도시들이 사정권에 있습니다. 중국은 이란에 미사일 수출과 기술 전수의 카드를 하나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은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미사일 문제도 해결되는 것도 지연되기를 내심 바랄 겁니다. 

윤 : MOU 내용을 보면 이란의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구매할 수 없으며 농축 우라늄 비축분도 IAEA 감독 아래 이란 내에서 희석한다고 합니다. 과연 오바마 행정부 때 이란과 맺었던 핵 협정과 진전이 된 겁니까.

● 시진핑 9월 워싱턴 답방에 나서

박 : 이란 입장에서는 핵 물질 반출이 아니면 크게 양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란은 언제든지 다시 개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보았듯이 북한은 IAEA가 사찰을 했지만 재건과 복구를 통해 핵 프로그램을 가동 했습니다. 미국 내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지 지켜봐야 합니다. 미-이란 양쪽이 다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은 불가능할 겁니다.

윤 : 9월 시진핑이 워싱턴 답방에 나섭니다. 트럼프로서는 중간 선거를 두 달 앞둔 상황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과 북핵문제가 어떻게 다뤄지는지가 관심사입니다. 

김 :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이 재개되고 그 중간에서 중국이 효과적인 다리 역할을 해주기를 바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란과의 MOU 협상이 미국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9월 미중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가 검토 가능한 현안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이란에 이어 북한에 대한 중재자 역할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미국이 중국에 바라는 것이 많아질수록 중국의 협상 카드는 늘어납니다.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 유예, 미국산 항공기와 농축산물 구매 등의 사안을 고려한다면 11월 중간선거까지 미중협상에서 트럼프보다는 시진핑이 일단 협상 우위에 설 겁니다. 

윤 : 결국 급한 것은 트럼프로 보입니다.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시도할까요.

박 : 시도할 가능성은 있지만 비핵화를 위한 회담은 아닐 겁니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북미 회담을 한다고 해도 비핵화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보다는 북중러 군사 협력을 막는 것이 트럼프에게는 더 큰 현안으로 생각됩니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두만강 경제 협력 프로젝트’는 경협 프로젝트를 넘어 군사 협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면 나진은 러시아가 핵잠수함을 갖다 놓을 수도 있고, 중국도 군사적 항구로 이용하면 동해로 나갈 수 있는 교두보가 생깁니다. 북중러 연대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이 북한을 좀 더 끌어들인다는 차원에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있습니다.

윤상호 동아일보 정치부 전문기자

윤 : 시진핑이 7년 만에 평양을 방문 했습니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흐름을 보면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려는 포석이 읽힙니다. 한편으로 시진핑이 북러 밀착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의도로 김정은은 시소게임을 통해 중국의 협력을 더 끌어당기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북중 군사 협력 강화 문구가 들어갔지만 러시아 수준의 군사 동맹 및 협력 이라기보다는 북러 협력의 관계 파악과 견제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 : 중국은 북한과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많은 고민과 우려가 존재합니다. 특히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을 뜻하는 CRINK 연대와 관련, 중국이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 연대와 동북아에서 한미일 협력도 강화에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한미일 협력은 사실상의 준 동맹 체제라고 비판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가 전략서들이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과 “집단적 안보(clooective defense)”와 “부담 공유(burden sharing)“를 언급 하면서 역내에서 제1도련선에 대한 방어에 강한 의지를 표출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11월 중간선거까지는 중국과의 협상에 집중하지만 그 이후에는 대중국 견제의 안보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고민은 북중러 연대나 진영화 혹은 국제질서의 신냉전 구도가 조기에 부상하면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얻는 전략적 이익이 적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CRINK 협력을 미국과 대립하는 진영화 구도의 모습 보다는 CRINK 내에서의 협력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양자관계를 기반으로 이끌어 가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중재자 역할과 동시에 CRINK 내 협력을 적정선에서 관리하려는 외교적 행보가 예상됩니다.

북한도 러시아의 밀착 관계도 필요하지만 특정 강대국에 과도하게 의지하지 않는 자주적인 강대국 외교를 위해, 그리고 정치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북중 관계를 일정 수준 개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궁극적으로 북러, 북중 관계 안정화 이후 결국 북한은 적절한 시기에미국과 대화에에 나설 것으로 생가합니다.

● 북중러 VS 한미일 대립 구도는 어떻게

박 : 한중일 대 북중러 대립 구도로 되는 것이 중국의 이익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북중러가 공고화될수록 한미일이 더 공고화되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미국 정치와 함께 중국 정치도 봐야 합니다. 중국 국내 경제 침체, 시진핑 장기 집권으로 인한 중국의 대만 카드 활용, 특히 중국의 대만에 대한 해상위협 또는 해상봉쇄 등 군사작전 등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에 미국 주도의 동맹 네트워크는 여러 방안들을 대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쿼드(S-Quad 미국 일본 호주 필리핀 4개국 해상안보협력)도 강화되고 있고, 지난달에 개최된 쿼드 (Quad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력) 외교장관 회의에서 물류 뿐 만 아니라 해양 공동 감시도 하겠다고 합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이 말하는 느슨한 형태의 중국식 다자주의 연대보다는 실질적 연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북중러 연대는 가볍게 볼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북러 간 군사 협력을 견제하기 위해서 시진핑이 방북을 했다고 볼 수 있지만, 북중러 군사 협력 방향을 설정하는 측면이 오히려 더 강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북중러 연대로 인해 한미일 안보협력이 강화되는 등 중국 이익에 손해가 된다는 것도 맞지만,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김 : 군사 안보적 측면에서 많은 함의가 있고 동의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즉 현재 역내에서 미중 군사 안보적 기 싸움으로 본다면 중국은 진영화 구도에 대해 전략적으로 검토를 해야 할 요인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전반적인 국익 계산에서 아직까지는 신냉전과 진영화 구도의 본격적인 부상에는 일정한 거리를 두려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의 시진핑 주석의 연설, 2023년과 2025년 중러 정상회담 공동성명 등에서 반복하여 “냉전(冷戰) 사고”와 “진영 대항”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만약 신냉전 및 진영화 구도의 부상이 조속히 진행된다면 중국의 경제‧통상과 첨단 과학 기술 및 산업 분야에서 우려가 커질 것입니다. 신냉전과 진영화 구도는 블록 경제(bloc economy)를 야기하고, 이는 미국 및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이 주로 이루고 있는 선진국 시장에서 중국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중국 기업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게 할 것입니다. 가뜩이나 중국 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이는 중국 지도부에게 무시 못 할 우려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미중 전략적 경쟁 구도에서 핵심 승부처로 평가받는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국제 규범과 기준의 경쟁에서 미국 및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이 한층 결집하여 이를 주도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중국은 북중러는 물론 CRINK 협력에서 다자적이고 대립적인 신냉전 및 진영 구도보다는 양자관계를 중심으로 국제 정세와 현안에 따라 협력의 정도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역내 네트워크에 한국 참여와 역할 늘려야

윤 : 민감하고 중요한 미중 관계 흐름 속에서 북중러 진영 구도가 명확해지는 것과 무관하게 트럼프는 시종일관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삼각 동맹 공조 강화를 중시해 오고 있습니다. 미-이란 종전 이후 트럼프가 다시 한미일 공조로 통해 대중 견제와 대북 접근에 시동을 걸면 우리 정부는 어떻게 맞춰 가야 할까요.

박 : 지금 아직까지는 미국의 패권은 맞는데 ‘연합 패권’으로 바꿔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 네트워크는 실제로 존재하고 작동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미국의 ‘연합 패권’을 유지하는 중요한 축입니다. 우리는 적극 가담해야 합니다. 우리가 공헌하지 않으면 그 안에서 2류 국가가 됩니다. 미-이란 전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대중, 대북 문제가 나올 겁니다. 결국 현재의 관리 모드에서 중국의 억제로 전환이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느 정도 공헌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역내 국가들이 상호 접근협정이나 국방 협력협정을 채결하고 있으며 미국 호주 필리핀 일본 등은 연합 군사훈련을 더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싫어하겠지만 우리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1~2년 전만해도 우리가 미국주도 안보네트워크 상의 국가들과 그런 협정을 체결하면 눈에 띄어 부담이 되었지만, 지금은 역내 여러 국가와 유럽의 주요국들이 그러한 협정을 다수 체결하고 있어 부담이 덜어졌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정말로 대만 사태가 일어나서 과연 참여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를 판단하는 것보다는 역내에서 미국 쪽 네트워크 활동을 강화시켜야 합니다. 즉 중국이 대만에 대해 군사적 강압을 하기가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실제로 대만사태가 일어나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것보다 우리에게는 궁극적으로 이득입니다. 

● 역내 군사 안보적 긴장 점차 높아질 것

김 : 한국은 지금처럼 미중 관계가 서로에 대해 과도한 대립과 갈등을 피하는 전술적 휴전 상황일 때 전략적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전략적 자율성은 여러 모델이 있지만 EU처럼 미국과 동맹 안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자강을 통해 우리의 역할과 가치를 높이며 전략적 자율성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나가야 합니다. 동맹의 기반 위에서 만들어진 전략적 자율성의 공간을 통해 중국과 안정적인 산업 공급망을 포함한 다양한 경제 협력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향후 역내 물밑에서의 미중 간 군사‧안보적 긴장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은 이 상황을 지혜롭게 대응하기 위해서 다양한 경제 및 안보 협의체 등 국제법과 규범을 중심으로 하는 다자 연대를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다자 외교 무대를 통해 타이완 해협과 북한의 핵 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루어 나가야 합니다.

윤 :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가 빠졌습니다. 사실상 시진핑이 핵을 용인한 것 아니냐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트럼프가 하반기 북미 관계에 접근할 경우에도 비핵화 이야기가 나오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중국도 미국도 언급을 하지 않는 기조라면 비핵화는 요원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 : 우리 정부는 어떻게든 북한이랑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는데 비핵화를 강조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수의 미국 전문가들이 비핵화 포기는 안 하지만 비핵화보다는 ‘위기관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한동안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 : 미국과 중국 모두가 국제사회 보편적 합의와 가치인 비핵화 원칙을 포기했다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내외적 상황으로 인해 북한에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라 전술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언급을 줄여왔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국은 이를 이분법 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우리도 양자관계에서는 전술적, 실용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다자 외교 무대에서는 핵의 비확산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하는 이원적(two-track)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전술적으로 북핵을 묵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서 언제든지 한반도 비핵화는 다시 주요 의제로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지혜로운 대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윤융근 화정평화재단 21세기평화연구소 기자 yu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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