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종전 MOU’ 합의] ‘부유식 기뢰’ 위치-수량 파악못해… 2400척 나오려면 최소 보름 필요 韓선박 24척도 “운항계획 불확실” 美 “통행료 불가” 이란 “美 징수 인정”… 협상 60일 동안은 무상 통항 허용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의 해군 함정이 올 2월 28일 이란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이란 전쟁의 발발을 알렸다. 사진 출처 미군 중부사령부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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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14일(현지 시간)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함에 따라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했던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및 안정화에도 ‘파란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를 차지하는 이 해협이 다시 개방되면 유가 안정 등 세계 경제에 상당한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급을 중동에 의존해 왔던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의 에너지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전쟁 발발 뒤 이곳에 발이 묶여 있는 한국 선박 24척(선원 137명), 2400여 척의 각국 민간 유조선 및 상선 등도 순차적으로 해협을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행료 징수 없는 완전 개방”을 주장하는 미국과 “통행료 부과 반대는 주권 침해”라는 이란 측의 대립이 여전하다. 양측이 60일간의 휴전 기간 동안 이 사안에 대한 타협을 이루지 못한다면 이란이 재봉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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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미사일에 맞은 태국 화물선 ‘마유리나리’호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 출처 태국 해군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번 전쟁 중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려는 각국 민간 선박들을 공격하고 기뢰를 부설했다. 친(親)이란 국가의 선박이 이 해협을 통과할 때도 대당 150만 달러(약 22억2500만 원) 내외의 통행료를 징수했다. 그러자 올 4월 13일부터 미국 또한 해협의 역(逆)봉쇄에 나서면서 글로벌 에너지 물류에 큰 타격을 줬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이 MOU 체결을 합의함에 따라 일단 원유와 LNG 수송에는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간 수출길이 막혀 원유와 LNG 생산량을 줄였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 주요국 또한 생산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에너지 물류 공급망이 전쟁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가장 큰 위협은 기뢰다. 이란이 해협에 매설한 기뢰는 ‘고정식’이 아닌 ‘부유식’이어서 이란조차 이 기뢰의 정확한 위치와 수량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뢰 제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전쟁 발발 이전에도 하루 최대 항해량이 130척가량에 불과한 탓에 현재 해협에 갇힌 약 2400척의 선박이 모두 빠져나오려면 최소 보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이 자국이 주장하는 ‘안전 수역’으로만 배들을 이동시킬 경우 이 시간이 늘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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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에 배 4척이 갇힌 국내 해운사 HMM 측은 “공식적인 해협 개방 계획이 나오지 않았기에 구체적으로 운항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단계”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아들 모즈타바가 3월 8일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테헤란=AP 뉴시스
혁명수비대와 가까운 이란 반관영 타스님뉴스 또한 “이란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 해협에 대한 주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통행료 징수 의사를 강조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는 앞서 4월 선박 통행 허가와 항로 지정, 통행료 부과 등의 내용이 포함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확립법’ 초안을 승인했다. 전쟁 내내 이 해협을 통제하며 적지 않은 수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되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통제 권한을 순순히 포기할지도 미지수다. 이번 전쟁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의 영향력을 확인한 이란 당국이 지속적으로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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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