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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한상의 신임 상근부회장에 유정열 前코트라 사장 유력

입력 | 2026-06-10 16:42:00

‘상속세 자료’ 논란으로 두달 넘게 공석




‘상속세 보도자료’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대한상공회의소가 유정열 전 코트라 사장(60·사진)을 신임 상근부회장으로 내정했다. 논란이 불거지고 당시 박일준 부회장이 물러난지 두 달여 만이다. 유 전 사장은 관료 출신의 ‘정책통’으로 재계 정책 입안자 역할을 해오던 대한상의의 정상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유 전 사장을 신임 부회장으로 내정하고 최종 선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중이다. 대한상의는 앞서 상속세 보도자료 사태로 3월 20일 박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대거 물러나며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준법감시팀 신설 등 조직개편과 함께 외부 전문가 영입 및 연구윤리 지침 마련 등 내부 통제, 준법 경영 체계를 강화했다.

30년 관가에 몸담은 유 전 사장은 산업 정책통으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학사 및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1995년 5급 경력 채용으로 통산산업부에 입직한 ‘경력직 관료’인 점도 특이한 이력이다. 유 전 사장은 2005년 산업자원부 로봇산업팀 팀장, 2009년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정책과장,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 2017년 방위사업청 차장 등 국내 주요 성장산업들을 두루 맡아 정책을 이끈 바 있다.

2010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실, 2013년 지역발전위원회 정책총괄국장, 2020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도 맡아 국가 정책을 주도하는 컨트롤타워 경험도 다수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 실장이던 2019년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를 내렸을 때 국내 소재· 부품·장비(소부장)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 수립을 지휘했다. 대한상의가 유 전 사장을 인공지능(AI) 3대 강국, ‘5극 3특’ 지역균형발전 등 현 정부의 핵심 산업 정책과 호흡을 맞출 적임자라고 본 이유다.

유 전 사장은 또 코트라 기관장으로서 글로벌 통상 이슈에 깊게 관여한 만큼 현재 미중 갈등 심화와 미국의 관세 및 투자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 전 사장이 역임한 2021~2024년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시절로 해외 기업들의 반도체, 배터리 투자를 압박하는 각종 정책들이 본격화되던 시기다.

대한상의 안팎에서는 3월 박 전 부회장 사퇴 후 부회장직 공백이 길어지는 데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논란 이후 대한상의는 정책 제안이나 ‘싱크탱크’로서의 연구 역할을 최소화하고 조직 정비에 집중했다. 대한상의 주도로 전국 각 지역상의 목소리를 듣고 정부에 전달하는 창구도 소극적으로 운영돼 회원사들의 불만이 컸던 상황이다. 대한상의에서는 상근부회장이 회장을 보좌해 상의 업무를 총괄하고 대외적으로 조직을 대표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와 기업간 소통을 조율하는 실무도 수행한다. 대한상의의 공적인 성격이 강한 만큼 신임 상근 부회장을 하루 빨리 앉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경제계에서 강하게 나오는 상황이다.

유 전 사장이 부회장에 오르면 대한상의는 그동안 산적한 과제들을 속도내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의는 보도자료 논란이 일기 전 성장 중심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 한일 경제 연대, AI 스타트업 육성 등을 핵심 과제로 삼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대한상의는 2월 3일 ‘상속세수 전망 분석 및 납부 방식 다양화 연구’라는 자료를 냈다가 통계를 왜곡 인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컨설팅사 ‘헨리 앤드 파트너스’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한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들이 2배로 늘었다고 다뤘지만 실제 통계와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사익 도모와 정부 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 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으로 산업통상부가 직접 대한상의 감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 3월 책임을 물어 박 부회장 등 임원 3명을 해임 또는 의원면직 처리했다. 해당 보도자료 배포에 관여한 전무, 상무가 각각 해임됐고 박 부회장은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혀 의원면직됐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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