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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 ‘韓 단검’ 발언 논란 이어지자… “작전 환경 설명한 것” 해명

입력 | 2026-06-01 04:30:00

[외교 안보]
美국방, 亞안보회의 中측 질문 받자… 현장에 있던 브런슨에 발언권 넘겨
브런슨 “블루-레드 말고 그린도 존재”… 中과 대화 통한 긴장완화 뜻 내비쳐
靑 “한미간 제반 현안 각급에서 소통”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단검’이라는 최근 자신의 발언에 대해 “우리(주한미군)가 활동하는 작전 환경을 설명하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유튜브 캡처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단검(dagger)”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자 “우리(주한미군)가 활동하는 작전 환경(operating environment)을 설명하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한 중국대사관이 “‘분명히 선을 넘었다’고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데 이어 청와대도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 역할 확대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 중국인 참가자는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연설을 마치자 브런슨 사령관의 단검 발언에 대해 “한국의 역할을 중국을 겨누는 단검으로 규정한 것이 국방부의 승인을 받은 입장이냐”고 질문했다. 질의응답을 통해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재차 항의한 것. 이에 헤그세스 장관은 “브런슨 대장에게 발언권을 주겠다”며 현장에 있던 브런슨 사령관에게 답하도록 했다.

이에 브런슨 사령관은 “프로이센의 군사 철학자 클레멘스는 한국을 일본을 향한 단검으로 묘사했다. 차이가 있다면 우리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며 “역내에서 다른 나라들이 한국 내 우리의 능력을 어떻게 볼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대륙세력과 연합하면 일본 등 해양세력을 겨누는 단검이, 해양세력과 연합하면 중국 등 대륙세력을 겨누는 단검이 되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은 “나와 (헤그세스) 장관은 군 복무 기간 ‘블루 대 레드(아군 대 적군)’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이제는 그 사이에 ‘그린(green space)’이 존재한다”며 중국과 외교적 대화를 통해 긴장을 낮출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연설에서 “중국의 역사적인 군사력 증강과 이 지역(아시아태평양) 및 그 너머까지 확장되는 군사적 활동에 대해 정당한 경각심이 있다”며 “중국을 포함한 어떤 국가도 패권을 행사해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나 번영을 흔들 수 없는, 지속 가능한 세력 균형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을 “실제적인 위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던 것에 비하면 한층 완화된 것. 중국 측 대표단 단장인 멍샹칭(孟祥靑) 국방대 교수도 같은 날 연설에서 “양국(미중) 군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 견제 역할 강화를 위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은 “미국 측도 (단검 발언에 대해) 외교적 수습 필요성이 있어 헤그세스 장관이 브런슨 사령관에게 해명 기회를 준 것”이라며 “다만 군사전략적 차원에서 기존 미국 입장을 부인한 것은 아닌 만큼 미국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와 대중 견제 역할 확대를 계속해서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 측에 동맹국을 ‘단검’에 비유한 점이 적절치 않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발언이라는 취지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 한국을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브런슨 사령관의 일련의 대외 발언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한미 간 제반 현안에 대해 각급에서 소통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에선 브런슨 사령관이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 역할 확대는 물론이고 전시작전권 전환, 비무장지대(DMZ) 출입권 등을 두고 공개적인 발언을 이어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과거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전작권 전환, DMZ 출입권 등을 두고 문재인 정부와 충돌했던 일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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