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너희들의 꿈을 응원해”… 프로야구 구장에 울려퍼진 ‘희망의 메시지’

입력 | 2026-05-28 04:30:00

[나눔, 다시 희망으로] 굿네이버스
NC 다이노스와 ‘굿네이버스 데이’
희망편지 수상 아동 등 60명 초대
관중도 응원봉 대신 ‘희망 메시지’



지난 10일 야구 꿈나무 대표로 시구에 나선 경남 가촌초등학교 문태윤(13) 군. 굿네이버스 제공


야구 선수를 꿈꾸는 한 소년에게 5월 10일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하루가 됐다. NC 다이노스 김주원 선수와 함께 창원NC파크 그라운드에 선 문태윤(13, 양산 가촌초) 군은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양산시베이스볼클럽(양산BC)에서 투수로 활약 중인 문 군은 시구를 마친 뒤 “앞으로도 야구를 열심히 해 실력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몇 초에 불과한 순간이지만 문 군은 이날 좋아하는 선수를 가까이서 만나 관중의 응원을 받으며 자신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창원NC파크서 아동 꿈 응원하는 ‘굿네이버스 데이’ 진행

지난 9, 10일 양일간 창원NC파크에서 ‘굿네이버스 데이’가 열렸다.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은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가 NC 다이노스와 함께 국내외 취약계층 아동의 꿈과 미래를 응원하는 사회공헌 파트너십 행사다.

이번 행사에서 3만6000여 명의 관중이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꿈 응원’ 메시지에 함께했다. NC 다이노스 선수들은 굿네이버스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외야 전광판에는 ‘아이들의 꿈을 캐치! 꿈의 홈베이스를 밟다’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응원가가 울려 퍼지자 관중석에서는 ‘아이들의 꿈을 캐치!’라는 구호가 담긴 응원 도구를 펼쳐 보였다. 익숙한 팀 응원에 새로운 메시지가 더해지며 경기장은 아이들의 꿈을 향한 열기로 가득 찼다.



그라운드에 아동 60명 초대… 배우 정일우 시구 참여

경기장 밖에 마련된 나눔 참여 부스 ‘꿈의 학교’ 내부는 학교에 가지 못하는 전 세계 아이들의 사연과 꿈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벽면에는 ‘지금 당장은 실패와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신을 믿고 계속 꿈에 도전하세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 마음껏 꿈꾸고 도전하길 바랍니다’ 등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직접 남긴 응원 문구가 새겨졌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선수의 메시지를 읽은 뒤 자신만의 응원 문구를 적어 또래 친구에게 마음을 전했다. 부스를 찾은 박서원(13) 군은 “벽면에 적힌 친구들 사연을 보며 꼭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나중에 꼭 꿈을 이뤄서 언젠가 만나기를 바랄게!’라는 응원 메시지를 적었다고 말했다.

그라운드에서도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이틀간 경남 지역 초등학생과 지난해 희망편지쓰기대회 전국 대상 수상 아동 등 총 60명이 그라운드에 초대됐다.

9일 시구는 최근 굿네이버스와 함께 아프리카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배우 정일우(사진)가 나섰다.

10일에는 창원 북면초 ‘꿈을 꾸는 오케스트라’가 애국가를 연주했으며 2025년 희망편지쓰기대회 수상 아동이 그라운드에 올라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시타자로 나선 NC 다이노스 김주원 선수는 “전 세계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꿈지원사업’ 지난해 전국 아동·청소년 8483명 참여

굿네이버스는 위기 가정 등 진로 탐색 기회가 부족한 아동·청소년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꿈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총 8483명의 아동·청소년이 꿈지원사업에 참여했다.

희망나눔꿈지원사업은 단순한 직업 소개나 일회성 체험에 그치지 않는다. 전문 직군의 멘토단을 중심으로 진로 탐색과 멘토링, 장학금 등을 지원해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진로를 구체화하도록 돕는다.

굿네이버스는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꿈지원단’도 운영하고 있다. 교사와 교육복지사, 대학생 멘토, 지역 전문직 종사자들이 협력해 아이들의 진로 탐색을 지원한다.

꿈지원단에는 운동선수와 요리사, 디자이너, 공무원, 제빵사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참여한다. 꿈지원단은 아이들과 직접 만나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강연을 하거나 직업 현장에 초청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해에만 전국 18개 지역에서 총 61개 직업군으로 구성된 324명의 꿈지원단이 참여했다.

대학생 멘토링도 사업의 축 가운데 하나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는 아동 3∼4명당 1명씩 배치돼 장기간 관계를 이어간다. 진로와 학습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며 아이들이 중간에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응원하고 지지하는 역할이다. 아동·청소년에게는 1인당 100만 원 규모의 맞춤형 장학금도 지원한다.



참여 아동 변화 뚜렷… “이제는 꿈을 말할 수 있어요”

지난해 희망나눔꿈지원사업 참여 아동 5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사후 조사 결과, 상상력과 희망, 낙관성, 회복탄력성 등 모든 영역에서 긍정 응답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동체 의식 영역은 사전 21%에서 사후 31%로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이 같은 변화는 참여 아동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꿈지원사업에 참여한 우진(가명·12) 군은 프로그램 참여 전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발표 시간마다 고개를 숙인 채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고 질문을 받아도 짧게 답하거나 시선을 피하는 등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점차 의견을 표현하기 시작했고 발표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우진 군은 이제 또렷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꿈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저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왜 이 꿈을 가졌는지도 친구들한테 이야기할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굿네이버스-NC 다이노스 아동 꿈 지원 위해 맞손

지난 9일 경기 시작 전 굿네이버스와 NC 다이노스 간 파트너십 협약식이 진행됐다. 협약식에는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과 전미선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이 참석해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NC 다이노스는 지역사회 내 취약계층 아동 지원과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굿네이버스와 함께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홈경기장 전광판과 구단 공식 홈페이지, 모바일 앱 배너 등을 통해 공익 메시지를 노출하며 아동 권리 인식 제고에도 힘쓸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이진만 NC 다이노스 대표와 김진호, 김휘집 선수 등이 경남 지역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꿈지원단’으로 참여한 바 있다.


신승희 기자 ssh00@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