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 지역의 감염병 대응을 전담할 국가 지정 의료기관인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이 내년 상반기 문을 연다. 전국 5개 권역에 조성 중인 감염병전문병원 가운데 가장 먼저 운영되는 시설로,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중증 환자 치료와 확산 차단을 맡는 호남권 방역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내년 상반기 운영을 목표로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내 건립 중인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 질병관리청 제공
감염병전문병원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전국 5개 권역에 구축 중인 시설이다. 신종 감염병 발생 시 환자를 신속히 진단하고 일반 환자와 분리해 치료할 수 있는 전문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중증 환자를 집중 치료할 수 있는 음압 병실과 감염 확산을 차단하는 특수 의료시설을 통해 지역 내 대규모 감염 확산을 막는 역할을 맡는다.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은 총사업비 756억 원(국비 564억 원·조선대병원 192억 원)을 투입해 조선대병원과 조선간호대 사이 부지에 들어선다.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1만3202㎡ 규모로 조성되며 총 98개 병상을 갖춘다.
이 가운데 58개 병상은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설계된 음압 병상이다. 감염병 대유행 시에는 병상 간 간격을 조정해 36개 중증 음압 병상 체계로 전환하고 고위험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바이러스 유출을 차단하는 음압 수술실도 함께 구축돼 감염병 환자 치료가 상시 가능하다.
병원 내부에는 감염병 전용 CT 촬영실과 검사실도 들어선다. 치명률이 높은 바이러스를 안전하게 연구·분석할 수 있는 생물안전등급 3등급(BL3) 연구실을 갖추고 감염병 대응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훈련 시설도 운영할 예정이다. 평상시에는 감염병 대응 훈련과 연구를 수행하고, 위기 상황에서는 권역 내 방역과 치료를 총괄하는 ‘지역 방역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이 본격 운영되면 광주·전남·전북 지역은 감염병 발생 시 수도권 대형병원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중증 환자를 신속히 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또 음압 병상과 음압 수술실, 생물안전등급 연구시설 등을 기반으로 감염병 진단부터 치료, 연구, 환자 격리와 이송까지 가능한 권역 단위 대응 시스템도 구축될 전망이다.
최남규 조선대병원장은 “내년 상반기 병원이 본격 가동되면 호남권 감염병 대응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민이 보다 안전한 의료체계를 체감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