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포드가 아마존에 세운 도시 노동-식단-여가까지 철저히 통제 ◇네, 그런 곳이 정말 있습니다/페데리코 구스만 루비오 지음·조구호 남진희 옮김/340쪽·2만 원·알렙
멕시코에 살고 있는 작가이자 비평가인 저자의 모험은 헨리 포드가 아마존에 세운 이상향 ‘포드란디아’에서 시작한다. 포드는 자동차 타이어에 필요한 고무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공장부터 병원, 골프장까지 미국의 모든 것을 이식한 도시를 만들었다. 근로자의 노동 시간은 물론 식단과 오락까지 모든 걸 철저히 효율성이라는 기준 아래 관리하려 했다.
그러나 포드의 꿈은 아마존의 생태계와 현지 근로자들의 저항으로 실패했다. 우선 고무나무 한 종을 대규모로 단일 재배한 결과, 나무들은 병충해가 들이닥치자 무너지고 말았다. 근로자들은 미국식 강압적인 규율에 반발한다. 저자는 자연과 인간 모두를 통제하려던 산업 자본주의 이상향이 어떻게 한 지역을 폐허로 만들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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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유토피아를 거창한 사상사로만 다루지 않고, 실제 장소와 사람, 실패의 현장으로 끌어온다는 점이다. 독자는 책을 통해 “이상적인 사회”라는 말 뒤에 숨은 욕망과 모순을 함께 마주한다. 낭만적으로 들리던 계획이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나 불안정해지는지, 그리고 그 좌절이 어떻게 한 시대의 욕망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지도 이해하게 된다.
저자는 현장을 걸으며 역사와 사유를 겹쳐 놓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밀도 있게 완성한다. 여행기이면서도 역사서이고, 동시에 인간의 욕망과 실패를 성찰하는 에세이처럼 읽히는 이유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