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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베일 벗은 ‘퐁피두센터 한화’… 피카소·김환기 대작 쏟아진다

입력 | 2026-05-19 17:06:00


퐁피두센터 한화 개관전. 한화문화재단 제공

세계적인 현대미술관인 프랑스 퐁피두센터와 한화문화재단이 협력한 ‘퐁피두센터 한화’가 19일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퐁피두센터가 해외에 거점을 마련한 것은 스페인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다. 다음 달 4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정식으로 문을 여는 미술관은 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 피카소부터 들로네, 김환기까지

개관전은 라인업부터 압도적이다. 1907년 태동한 큐비즘(Cubism·입체주의)의 원조 격인 파블로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부터 페르낭 레제, 후안 그리스 등 굵직한 작가 43명의 작품 91점을 선보인다. 퐁피두센터도 “지난 50년간 아시아에서 열린 가장 중요한 큐비즘 전시”라고 자부할 정도다.

퐁피두센터의 크리스티앙 브리앙 근대컬렉션 총괄 큐레이터는 “큐비즘은 20세기 초기의 아방가르드 운동이자, 이후 추상미술과 개념미술 등으로 이어지는 모든 미술을 파악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고 첫 전시의 의미를 강조했다.

특히 국내에선 쉽게 접하기 힘든 대작들이 다수 공개돼 눈길을 끈다. 소니아 들로네의 가로세로 2.5m 크기 회화 ‘전기 프리즘’과 피카소가 발레 공연을 위해 가로 5m, 세로 3.9m 크기로 만든 ‘메르퀴르 발레 무대 막’이 대표적. 이밖에 앙리 발랑시, 조르주 야쿨로프 등 다소 낯설지만 큐비즘이 어떻게 등장하고 확산했는지 잘 보여주는 이들의 대표작들도 상당하다.

제2전시실에 마련된 ‘코리아 포커스’는 개관전에서 가장 눈여겨볼 코너다. 생전 “나는 세잔에게 미쳤다”고 고백한 화가 하인두를 비롯해 큐비즘에 영향받은 20세기 한국 작가 11명의 작품 21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김환기는 한국의 색채와 서정성을 큐비즘에 결합한 화가로, 변영원은 동양의 음양 사상을 기하학적 추상과 조합한 사례로 소개됐다.

조주현 퐁피두센터 한화 수석 큐레이터는 “당시 우리나라는 주로 일본을 통해 서구 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 예술을 접했기에, 단절에서 비롯한 번역과 변형으로 인해 독특한 근대성을 형성했다”며 “우리 미술을 세계적인 미술사 맥락에서 읽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 마티스 등 ‘야수주의’ 전시 이어져

한화문화재단은 개관전을 시작으로 향후 4년간 매년 2차례씩 퐁피두센터 소장품을 활용한 전시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큐비스트’전이 끝나면 야수주의를 조명한 ‘마티스와 그 이후’가 열린다. 이후 초현실주의와 여성 추상미술 등 사조도 각각 심층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마르크 샤갈과 바실리 칸딘스키 등 유명 작가별 단일 전시도 준비하고 있다. 제2전시실에선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의 동시대 미술을 선보인다.

국내 미술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퐁피두센터 한화가 ‘맥구겐하임’(맥도날드와 구겐하임미술관 합성어)과 같은 ‘맥퐁피두’란 비판을 넘어설지도 관심거리다. 유명 미술관의 해외 거점들이 지나치게 프랜차이즈화를 한다는 지적도 나오기 때문이다. 본국에 집중된 결정권과 지나친 상업화, 서구 중심 미술사 재확산 등에 대한 우려는 해외에서도 적지 않았다.
퐁피두센터는 최근 해외 분관 확대에 속도를 올리는 모양새다. 2015년 스페인 말라가와 2019년 중국 상하이 이후, 올해는 이달 서울에 이어 1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개관한다.

이성수 한화문화재단 이사장은 “그간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퐁피두센터의 걸작을 최대한 선보이는 동시에 퐁피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리 미술을 세계에 알리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운영권이 보장된) 4년 이후에도 협력을 지속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개관전은 10월 4일까지.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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