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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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시 전신마취는 “‘깊은 잠’에 빠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수면이 아니라, 일부 측면에서는 ‘혼수상태(coma)’와 비슷한 뇌 활동 양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마취과·신경과 연구진이 11일(현지 시각)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는 전신마취에 대한 기존 인식을 뒤흔들 수 있는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에 따르면 뇌는 수술 중 환자의 안전과 의식 상태를 조절하는 핵심 기관이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마취 중 뇌를 직접 모니터링하는 경우가 드물다. 뇌 상태를 효율적으로 추적할 방법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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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기존의 ‘전신마취=깊은 수면’이라는 인식 자체가 지나치게 단순화한 설명일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연구진은 수술에 흔히 사용하는 정맥 마취제 프로포폴을 투여한 환자들의 뇌파를 분석했다. 이를 위해 두피에 전극을 부착해 뇌 전기 신호를 측정하는 뇌파검사(EEG)를 활용했다.
연구진은 환자의 머리 주요 부위에 20개의 전극을 부착해 뇌 앞쪽과 옆·뒤쪽을 포함해 뇌 전체 활동 정보를 모두 수집했다.
이렇게 얻은 뇌파 데이터를 깊은 수면, 급속안구운동(REM) 수면, 혼수상태, 평소 깨어 있을 때의 뇌 활동과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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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리히 교수는 “마취는 수면과 의식소실 상태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라며 “뇌 어느 부위를 보느냐에 따라 수면과도, 혼수상태와도 비슷할 수 있다. 동시에 마취만의 고유한 특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나치게 깊은 마취가 수술 후 인지 기능 저하와 기억력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고령자나 여러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서 이런 문제가 더 흔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환자를 혼수상태에 가까운 수준까지 깊게 마취하기보다는, 가능한 자연스러운 수면 상태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헬프리히 교수는 “수면은 인지 기능 회복, 면역 기능, 대사 조절 등에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며 “이번 연구가 임상의들이 마취 상태 환자의 뇌와 전반적인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마취 상태를 혼수상태에 가까운 뇌 상태보다는 수면 쪽에 가깝게 조정함으로써 일부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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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73/pnas.2514098123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