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치킨, 김치, 전통주… ‘K푸드’ 체험 미식여행 뜬다

입력 | 2026-05-08 04:30:00

춘천 닭갈비부터 수원 통닭까지… ‘K치킨벨트 지도’ 올 상반기 공개
4대 거점 중심으로 관광상품 개발… 미식투어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먹고 체험하는 선진국형 여행 추진




한식에 대한 세계적 인기가 높아지면서 정부가 치킨, 김치, 전통주 등 한국의 대표 먹거리를 활용해 미식 관광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올 3월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김밥 등 한국 음식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닭갈비의 성지인 강원 춘천시는 낭만적인 미식 여행지 중에서도 최고입니다. 닭갈비에 춘천의 정취를 곁들이면 더욱 깊고 특별한 기억으로 남죠.”

“1970년대부터 시작된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노포부터 현대적인 감각의 가게들이 공존합니다. 대구 여행의 진한 낭만을 느낄 수 있습니다.”

3월 19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가 진행한 ‘나만의 K치킨 성지’ 공모 이벤트에는 전국 각지의 치킨·닭요리 맛집과 명소에 대한 아이디어 2700여 건이 접수됐다. 안동찜닭, 수원 통닭 등 치킨과 연관된 지역 관광지와 문화를 총집합한 미식 가이드 ‘K치킨벨트 전국 지도’가 올 상반기(1∼6월) 공개된다. 장(醬), 김치, 인삼, 전통주에 이은 다섯 번째 메뉴다. 식문화 체험을 중심으로 한 ‘가스트로노미(Gastronomy·미식) 여행’이 자리 잡은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처럼 한국도 특색 있는 식문화를 중심으로 ‘미식 관광’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 ‘치킨판 미쉐린 가이드’ 상반기 공개

7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약 한 달간 진행된 대국민 이벤트를 통해 치킨과 닭요리에 관련된 아이디어가 2704건 접수됐다. 지역 명소와 축제뿐만 아니라 경북 의성군·충북 단양군 특산물을 활용한 마늘치킨, 제주 감귤소스 치킨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신메뉴 제안도 있었다. 농식품부는 접수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상반기 내 전국 치킨 지도를 내놓을 계획이다.

대구는 치킨이 지역 문화가 된 대표적인 사례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시작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전국 치킨 시장의 큰손이다. 대구 동구 평화시장에는 치킨에서 시작된 닭똥집 튀김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모인 골목이 형성돼 있다. 매년 여름 ‘치맥 페스티벌’도 열린다.

K치킨벨트 전국 지도에는 이처럼 전국의 특색 있는 닭요리가 포함될 예정이다. 남경원 농식품부 식품외식산업과 사무관은 “치킨은 전 국민이 관심 있는 메뉴인 만큼 여러 지역의 대표적인 닭요리가 포함되도록 지도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전국적으로 소비 붐업을 유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수원시, 경북 구미시, 강원 춘천시, 제주 등 4곳을 거점으로 한 미식벨트도 조성된다. 미식벨트는 지역의 식문화를 고유의 관광 상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이다. 지금까지는 수원 통닭거리에서 치킨을 먹는 정도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치킨 만들기 체험을 하고 수원화성 등 인근 관광지까지 둘러보는 여행을 할 수 있다. 제주는 재래닭 ‘구엄닭’ 요리 식사에 삼다수숲길 트레킹, 유정란 구매 등을 결합한 미식 관광 테마마을을 만들기로 했다.

치킨은 외국인 관광객의 ‘최애’(가장 좋아하는) 한식으로 자리 잡았다.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해외 22개 도시에 거주 중인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결과 한식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가장 선호하는 메뉴는 한국식 치킨이었다. 치킨은 5년 연속 가장 선호하는 한식으로 꼽혔다. 지난해 해외에 진출한 외식업체 매장 10곳 중 4곳이 치킨전문점일 정도다.

● “지역 음식 브랜드화해 관광객 유치”

미식벨트는 2024년부터 조성되고 있다. 치킨에 앞서 전북 순창군·전남 담양군 장 벨트를 시작으로 경북 안동 전통주, 광주 김치, 충남 금산 인삼벨트 등이 만들어졌다.

일교차가 큰 금산은 국내 최대 인삼 산지 중 한 곳이다. 금산에서는 삼계탕을 비롯해 인삼 튀김, 인삼 젤리 등 인삼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순창에는 1997년 전통 고추장 민속마을이 만들어졌다. 대한민국 식품 명인인 강순옥 명인을 비롯해 수많은 생산자들이 이곳에서 장류를 빚어 판매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오랜 역사를 가진 식재료가 지역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관광은 수도권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외국인 관광객이 찾은 한국 지역은 서울이 75.7%로 가장 높았다. 부산(17.2%), 경기(11.1%), 제주(10.1%) 등 4개 시도를 제외하면 모두 방문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가장 좋았던 곳도 명동, 경복궁, 홍익대, 성수동 등 서울 내 관광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최근 한식에 대한 국제적인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음식을 관광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지역 여행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2025년 잠재 방한 여행객 조사’에 따르면 향후 3년 내 한국을 찾을 의향이 있는 외국인 1만6360명에게 방문 목적을 묻자 음식·미식 탐방이 52.2%로 가장 높았다. 한국 전통문화·역사 체험(46.4%), 휴양·힐링(39.9%)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에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미식 여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와인용 포도 재배 방법과 와인 제조 과정을 살펴보는 유럽의 ‘와이너리 투어’가 대표적이다. 일본 역시 2011년 일식 요리 및 전통문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계기로 식문화 기반 여행을 활성화시켰다.

● 전통주 곁들일 때 더 맛있는 ‘K푸드’

전통주와 함께 한식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육류 코스 요리를 먹을 경우 전채요리인 잣즙채에는 제주 감귤 향이 나는 ‘니모메’를, 주요리인 보쌈에는 발효 약주인 ‘솔송주 와당’이나 ‘려증류소주40’ 같은 증류주를, 후식인 백설기에는 한국 포도로 만든 ‘그랑꼬또청수화이트와인 10’, ‘컨츄리 캠벨 스위트’를 곁들이는 식이다.

직접 양조장을 방문해 술을 빚거나 견학을 할 수도 있다. 강원 횡성군에 위치한 국순당, 충남 서천군 한산소곡주 양조장 등 올해 기준 ‘찾아가는 양조장’ 69곳이 운영되고 있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