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수 유니에버 대표가 2014년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대회인 UTMB(울트라트레일몽블랑) 100마일에 참가해 태극기를 들고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1998년 체중 감량을 위해 달리기 시작한 그는 2004년부터 트레일러닝에 빠져 전 세계 대회를 섭렵하고 있다. 박길수 대표 제공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2016년부터 PTL에 네 차례 도전했는데 한 번도 완주를 못 했습니다. 파트너가 중도 포기하기도 했고, 세 번째 도전인 2019년에는 피니시라인 7km 전방에서 레이스를 멈췄어요. 제한 시간 2시간 남았는데 그 시간 안에 절대 못 들어간다며 대회 운영진이 막았죠. 저는 제한 시간과 상관없이 완주하고 싶었는데….”
1998년 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 시작한 박 대표에게 마라톤은 어느 순간 새로운 도전의 장이 됐다. 지금까지 마라톤 42.195km 풀코스 124회에 100km 넘는 울트라마라톤 및 트레일러닝 125회를 달렸다. 트레일러닝 100마일(코스 따라 160∼170km)만 10여 차례 완주했다. 그는 “지구상에 정말 달릴 곳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전 세계의 산을 달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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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도전은 끝이 없다. 2018년 중국 고비사막 400km 무지원 논스톱 대회에 참가해 129시간46분09초(제한 시간 148시간)에 완주했다. 그 이듬해에는 에베레스트 135마일(217km) 익스트림 트레일러닝 대회에 출전했다. 해발 3000∼5000m 고지를 달리며, 가장 높은 고지가 해발 5400m다. 제한 시간 150시간인데 박 대표는 144시간에 완주해 세계에서 여섯 번째, 한국 최초의 완주자가 됐다.
“에베레스트에서 낭떠러지 바로 옆에서 존 적이 있어요. 고산병으로 블랙아웃(순간적으로 현기증을 느끼거나 심하면 의식을 잃는 현상)이 와 제자리에서 2시간 뱅글뱅글 돈 적도 있죠. 당시 현장 의사가 고산증으로 인한 환각일 수 있다고 했죠. 아찔했습니다.”
박 대표는 지난해 5월 경미한 뇌경색 증세로 열흘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에도 달렸다. 퇴원 한 달 만인 7월에 말레이시아 100km 대회에 출전했다. 그해 10월에는 고비사막 400km를 다시 완주했고, 다른 대회를 포함해 그달에만 중국을 세 차례 방문하며 100km, 50km 대회 등 총 수백 km를 소화했다. 이런 그의 질주에 의사도 혀를 내둘렀다. 올해도 5월 2∼3일 태국 대회를 포함해 벌써 100km를 2회 뛰었다.
이렇게 달리면서도 아직 큰 부상 한 번 당하지 않았다. ‘펀 런(Fun Run)’과 보강 운동이 비결이다. 박 대표는 기록에 집착하지 않고 즐겁게 달린다. 완주 경험이 목표다. 달리기 시작할 때부터 근력 운동을 병행했다. 일주일에 2∼3번 헬스클럽을 찾아 런지, 데드리프트, 레그익스텐션 등 하체 중심의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한다. 그는 “달리기만 하면 반드시 부상이 온다. 관절, 특히 무릎을 지켜주는 건 주위 근육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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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