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때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소비자는 TV 대신 모바일로 이동했고, 상품 판매 채널도 라이브커머스와 이커머스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적은 이런 분위기를 잘 보여 줍니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발표한 ‘2025년 TV 홈쇼핑 산업 업황 분석’에 따르면 국내 7개 TV홈쇼핑 사업자(GS샵·CJ온스타일·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홈앤쇼핑·공영쇼핑)의 지난해 방송 매출액은 2조618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시장 규모 자체도 줄어드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전체 거래액은 18조5050억 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4.2%였습니다. 2021년 21조 원대 시장에서 쪼그라든 겁니다. 수익성 악화는 더 심각합니다. 지난해 7개 사업자의 영업이익은 3925억 원으로 2022년보다 20%가량 낮은 수준입니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송출수수료 부담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송출수수료는 1조9153억 원으로 방송 매출액 대비 비중이 73.2%나 됩니다. 2021년 59.9%에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TV로 상품을 팔아 벌어들인 돈의 상당 부분이 송출수수료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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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한국방송학회 ‘2026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도 이런 문제의식이 나왔습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천혜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TV홈쇼핑 산업이 더 이상 TV 플랫폼 안에서만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커머스와 글로벌 플랫폼까지 포함된 ‘다면 경쟁 환경’에 놓였다는 설명입니다. 홈쇼핑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입니다.
TV홈쇼핑 역시 단순 상품 판매 채널을 넘어 방송·엔터테인먼트·광고를 결합한 플랫폼으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변화한 미디어·유통 환경 속에서 업계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