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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조건 담긴 1쪽짜리 MOU 논의… 이란 “美 제안 검토중”

입력 | 2026-05-07 04:30:00

[트럼프 “프리덤 작전 일시 중단”]
트럼프, 프리덤 작전 하루만에 중단
美매체 “핵농축 유예-제재 해제 등 종전 MOU에 14개 조항 담겨”
이란 “핵문제는 내부적 논의 안해”… 트럼프도 “대면회담은 아직 이르다”



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5월을 ‘전국 신체건강 및 스포츠의 달’로 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들의 탈출을 돕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의 일시 중단을 발표했다. 워싱턴=AP 뉴시스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을 (이란과의) 합의가 최종적으로 타결, 서명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중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의 탈출을 돕는다면서 4일부터 이 작전을 개시했다. 또 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이번 작전 중 미국 선박이 이란의 공격을 받는다면 “이란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강한 경고까지 날렸다. 또 한국을 향해 작전 참여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작전 중단을 선언한 건 이란과의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6일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와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종전 및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6일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은 이란이 미국 측 제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핵 문제는 내부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대면 평화 회담을 고려하는 건 아직 이르다”고 말해 합의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 12∼15년간 핵 농축 중단, 핵물질 美 반출 논의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에픽 퓨리(Epic Fury·압도적 분노)’ 작전은 끝났다”며 “그 단계는 종료됐고, 이제 ‘프로젝트 프리덤’ 단계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에픽 퓨리’는 2월 28일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방위 공습을 개시하며 붙인 작전명. 루비오 장관의 발표를 두고 미국이 대규모 공습 작전에서 해상 봉쇄를 통한 경제 압박으로 중심 전략을 전환했음을 알린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루비오 장관은 프로젝트 프리덤이 방어적 성격임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로부터 약 2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의 일시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중단 배경으로 이란과의 논의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액시오스와 로이터에 따르면 미-이란이 논의 중인 MOU에는 △이란의 핵 농축 일시 중단 △미국의 대이란 제재 및 동결 자금 일부 해제 △양국의 해상 봉쇄 점진적 해제 등 14개 항이 담겼다. 한 소식통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는 방안에 동의할 수 있다고 했으며, 이를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액시오스에 전했다.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은 12∼15년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농축 중단 기간이 끝난 뒤엔 이란이 3.67% 수준의 저농축을 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그 대신 이란은 핵무기 개발 포기, 지하 핵시설 운영 중단, 유엔의 불시 사찰 등 강화된 검증 체계를 받아들이는 조건이다.

양국은 MOU를 체결한 뒤 향후 30일간 세부 종전 조건을 확정하는 협상을 벌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중단을 결정한 건 이 같은 협상 진전에 따른 거라고 분석했다.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진행에 위험 부담이 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작전 첫날부터 미군 지원하에 이동하던 상선을 위협한 이란 소형 군용 고속정 6척이 미군 아파치 헬기에 격침됐고,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해 있던 한국 선박에선 폭발이 발생했다. UAE 국영 석유기업 ADNOC의 유조선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폭격이 시작되고,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과 강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군사 조치도 여전히 검토 중임을 내비쳤다.

● 美 국무 “전 세계 이란 규탄하고 뭔가 해야”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이 일단 중단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등에 압박한 작전 참여 요구가 여전히 유효한지도 주목된다. 4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어떤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했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5일 “한국, 일본, 호주, 유럽 등이 나서서 참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루비오 장관 역시 5일 브리핑에서 이란의 불법적인 해협 통제에 대해 “전 세계가 규탄하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동맹들의 동참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작전 중단 발표 뒤 미국 측의 작전 참여 요구 등은 없는 상태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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