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사기특별법’ 오늘 국회 발의 수사관 잠입해 ‘몸통’ 검거 가능 함정수사 등 수사권 남용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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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나 마약 수사에만 한정됐던 ‘위장수사’를 보이스피싱 등 서민 피해가 막심한 조직사기로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된다. 법안이 통과되면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 조직 본거지에 수사관이 직접 잠입해 일망타진하는 방식의 수사가 가능해진다.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여야 의원 59명과 함께 조직사기 범죄에 대해 위장수사를 허용하는 ‘조직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조직사기특별법)’을 6일 발의한다고 밝혔다. 수사관이 조직원이나 피해자 등으로 위장해 계약이나 거래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수집할 수 있게 하는 게 골자다.
현재 위장수사는 디지털 성범죄나 마약 범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이나 투자 리딩방, 기획 부동산 사기 등이 점조직 형태로 진화하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몸통’인 총책을 잡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3월 경찰이 서울 명동 오피스텔에 미등록 가상자산 환전소를 차리고 보이스피싱 범죄 수익금 약 3000억 원을 세탁해 온 조직원을 검거한 당시에도 총책 등은 잡히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수도권 일대에서 ‘비상장 공모주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리딩방을 운영해 18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조직원들이 검거된 당시에도 총책은 도주한 상태로 알려졌다. 위장수사가 가능했다면 조직 내부 구조와 자금 흐름을 사전에 파악해 일망타진할 수 있었을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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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수사권의 오남용 우려도 제기한다. 보이스피싱 등 조직사기 사건을 맡아 온 곽준호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범행을 유도할 수도 있기에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기조직이 텔레그램 등 익명 플랫폼 뒤에 숨는 등 진화하는 속도가 수사기관의 추적을 앞지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장수사가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반 국민의 피해가 크고 나날이 범죄 기법이 고도화하는 만큼 수사의 재량권을 넓혀야 한다”고 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