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과 휴전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너지 시설을 다시 공격하는 등 중동 지역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다시 치솟았다. 전 세계 원유 재고가 8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원유 수급난의 여파가 6월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5.80% 오른 배럴당 114.44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4.39% 오른 배럴당 106.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1.13%)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41%), 나스닥지수(―0.19%) 등 뉴욕 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과 이란군 간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서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인 5일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6.3% 급등한 배럴당 114.96달러에, 서부텍사스산원유는 4.2% 오른 106.17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주유소의 모습. 2026.5.5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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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원유 수급난이 6월까지 이어지면 실제 석유제품 생산 차질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환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현재 중동 주요 산유국의 하루 공급량은 1000만 배럴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 정도 규모의 공급 차질이 60일 동안 누적된 점을 감안할 때 6월이면 전 세계적으로 원유 재고가 임계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4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 에너지의 90%를 사들여 사실상 세계 최대 테러 지원국에 자금을 대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중국을 공개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베센트 장관은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송 작전에 중국이 동참할 것도 요구했다. 최근 유가 급등에 대해서는 “전쟁이 끝나면 가격이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