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는 허인회. 대한골프협회 제공
광고 로드중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ICT융합학과 교수
골프는 어려운 운동이다. 골프 룰을 정확히 적용하는 일은 더 어렵다. 그래서 골프대회에서는 룰과 관련한 논란이 종종 일어난다. 최근 끝난 국내 한 골프대회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대회 마지막 날 3명의 선수가 연장전에 들어가려는 순간, 전날 벌어진 일로 한 명이 뒤늦게 2벌타를 받으며 공동 3위로 떨어진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허인회의 티샷이 7번 홀(파4)에서 오른쪽 OB 구역에 떨어진 것 같았다. 경기 진행을 담당하는 포어캐디와 동반 라운드를 한 다른 선수의 외국인 캐디, 중계진 오디오맨, 구역 경기위원 등 4명은 노란색 공이 아슬아슬하게 OB 구역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작 선수 당사자와 캐디는 그 자리에 없었다.
광고 로드중
대회를 주관한 대한골프협회·아시안투어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포어캐디가 OB라고 판단했고 선수가 볼을 확인하러 오기 전에 OB로 볼이 통과한 경계선 옆 인바운즈에 깃발을 꽂은 후 볼을 집어 갤러리한테 전달했다.” 이에 따르면 모든 책임은 캐디에게 있다. 경기장의 포어캐디는 주로 골프장의 베테랑이 맡는다. 그리고 대회 중에는 절대 공을 줍지 못하게 교육받는다. 자의적 판단으로 공을 주웠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대회 주최사는 주관사의 미숙한 운영으로 큰 피해를 봤다. 그러나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7번홀을 담당했던 포어캐디가 아닐까. 현장에서 판정을 내려야 할 담당 경기위원이 머뭇거리는 바람에 골프장에서 가장 힘없는 사람이 모든 책임을 지게 됐다. 대회는 끝났지만 경위에 대한 진실이 정확히 밝혀지기 바란다. 억울한 희생양이 나와선 안 된다.
서두에 나온 상황의 답은 이렇다. 동반자나 캐디 혹은 갤러리 누군가가 공이 OB 구역에서 단 1초라도 정지한 장면을 봤다면 벌타를 받아야 한다. 공은 중력이나 바람, 경사 때문에 굴러 내려올 수 있지만 그 전에 이미 ‘플레이할 수 없는 공(Dead Ball)’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도 못 봤다면 ‘럭키샷’이라 생각하면 된다. 골프 룰은 잔인하게 느껴질 때가 많지만 골프는 자애로울 때도 많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