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아니면 美는 프랑스어 썼을 것” 트럼프에 아슬아슬 농담 던지기도 NYT “왕실 선망 트럼프, 웃어넘겨” 자존심 지키며 우호 다졌다는 평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 찰스 3세 영국 국왕, 커밀라 영국 왕비(왼쪽부터)가 지난달 29일 2001년 9·11 테러로 붕괴된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에 건립된 9·11기념관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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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상실을 겪은 미국 국민들에게 변함없는 연대를 표한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9일 뉴욕 맨해튼을 찾아 ‘9·11테러’ 희생자들을 위해 헌화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국왕 부부는 이날 희생자 유가족들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 미키 셰릴 뉴저지 주지사,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과 대화를 나눴다. 찰스 3세는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연방의회 연설에서 9·11테러를 언급하며 “우리는 함께 그 부름에 응했다”며 미국과 영국의 연대를 강조했다.
찰스 3세의 이번 방미는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중 미영 간 불협화음이 불거진 가운데 이뤄져 특히 주목받았다. 앞서 영국 정치권 일각에선 국왕의 방미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찰스 3세가 영국의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호관계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백악관 만찬에서 찰스 3세가 영국 특유의 절제된 표현, 트럼프에 맞춘 농담 등으로 현란한 외교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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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역사를 함축한 국왕의 ‘맞춤형 선물’도 눈길을 끌었다. 1944년 진수돼 제2차 세계대전 때 활약한 영국 잠수함 ‘HMS 트럼프’함에 걸려 있던 황금종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이름의 잠수함에서 가져온 이 종에 영국 왕실은 ‘트럼프 1944’란 글자를 새겨넣었다. 각종 건물 등에 자신의 이름을 넣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