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수 아워스포츠네이션 대표가 서울 양천구 양동중학교 체육관에서 셔틀콕을 받아 넘기고 있다. 2002년 말 아줌마들에게 농락당한 뒤 배드민턴을 시작한 김 대표는 2년 만에 생활체육 배드민턴 전국 최강에 올라 25년째 셔틀곡을 때리며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초등학교 교사 때인 2002년 겨울이었습니다. 체육과 출신으로 특기 종목이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테니스를 치려고 했죠. 대학 때 럭비 했는데 초등학교에서는 써먹을 수 없었죠. 그때 선배 한 분이 배드민턴을 배운다고 해 따라갔다가 봉변을 당했죠. 솔직히 아줌마들을 좀 우습게 본 측면도 있었죠.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자존심만 구겼어요. 그래서 오기가 생겼죠.”
이듬해 초 우연한 기회에 서울에서 고향인 전북 익산으로 교환교사를 신청해 내려간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현지 클럽에 가입했는데, 코치가 배드민턴 명문 원광대 선수 출신이었다. 매일 3시간 이상 코트를 누비며 배우고 익혔다. 2년 만에 생활체육 배드민턴 최고 등급인 A조에서 우승했다. 2005년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도 A조가 됐고, 전국 A조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후 숱한 전국대회를 휩쓸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2013년 제23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전국생활체육배드민턴 대회. 남자복식에서 우승, 혼합복식에서 준우승해 캐나다 캘거리 국제대회 출전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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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동안 배드민턴을 ‘약수터 운동’으로 생각했어요. 가볍게 셔틀콕이나 주고받는 스포츠로 알았죠. 그런데 막상 해보니 운동량이 엄청 많았어요.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붙으면 전투가 됩니다. 서로 이기려고 셔틀콕을 넘기다 보면 전후좌우 움직이며 정말 과격하게 싸웁니다.”
배드민턴 시작 3개월 만에 10kg이 빠졌다. 최고 15kg까지 감량해 한때 98kg까지 나갔던 체중이 80kg 초반대로 떨어졌다. 사업하느라 바빠 몇 주 빠지면 금세 90kg을 찍었다. 하지만 바짝 코트를 누비면 다시 80kg 중반대로 떨어졌다. 지금은 아무리 바빠도 주 2회 2시간 이상씩 배드민턴을 치고, 주말에 대회에도 출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중고교 시절 달리기를 잘했다. 엘리트 선수는 아니었지만, 가끔 학교 대표로 대회에도 출전했다. 자연스럽게 대학 체육교육과에 진학했다. 대학에서는 럭비에 빠졌다. 대학을 졸업한 뒤 헬스클럽 사업을 하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실패했다. 1999년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하던 그는 공교롭게도 배드민턴 때문에 다시 사업에 발을 들였다.
“생활체육 배드민턴 대회에 나갔는데 대진표를 손으로 그리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후배랑 스포츠 대회 대진표 및 일정을 잡아주는 운영 프로그램인 ‘스포넷’을 개발했어요. 그것을 생활체육 대회는 물론 학교 스포츠클럽 대회 플랫폼으로 제공했죠. 지금 모든 대회 운영 프로그램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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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에서 인생의 태도를 배웠어요. 상대방이 나보다 잘 치더라도 꾸준히 파고들면 빈틈이 보입니다. 그게 배드민턴의 묘미예요. 강한 상대를 만나 다양한 방법으로 무너뜨리려고 노력하다 보면 안 풀리던 사업의 해결책도 떠오르죠. 배드민턴을 통해 건강도 얻고 사업 아이디어도 찾고 있습니다.”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