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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담배 타임’ 확산…“건강 챙기고 기분도 내고”

입력 | 2026-05-01 09:30: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흡연자도 ‘담배 타임’을 갖는 시대가 됐다. 온라인으로 체험하는 ‘온라인 담타’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는 이를 비본질적 요소를 덜어낸 가짜 경험 소비로 보고, 디지털 환경에서 필요한 감각만 선택적으로 즐기는 문화로 분석했다.

이 사이트는 ‘담타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점이 특징이다. 화면을 클릭하면 담배가 타기 시작한다. 필터를 누르면 연소 속도가 빨라진다. 흰 부분을 두 번 누르면 재를 털 수 있다. 담배 한 개가 모두 타는 데 걸리는 시간도 실제와 비슷하다. 약 3분 정도다. 배경을 클릭하면 익명 메시지를 남길 수 있으며, ASMR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하루 누적 ‘담배꽁초’ 수는 7000개를 넘어선다. 

A 씨가 이용하는 ‘온라인 담타’ 사이트 캡처 화면/ 독자제공


취업을 준비 중인 A씨(27)는 “집중이 안 될 때 3~5분 정도 접속해 머리를 식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에 자주 들어간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기자가 약 3분간 사이트를 이용하는 동안에도 메시지는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이별은 어떻게 극복하냐”, “저녁 뭐 먹을까”, “날씨가 애매해서 뭐 입을지 고민된다”, “오늘 연차다” 등 일상적인 고민과 이야기가 이어졌다. 짧은 시간 동안 익명의 이용자들이 감정을 털어놓는 공간으로 기능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반응도 비슷하다. 이용자들은 “비흡연자인데 하루 종일 온라인 담배 피우고 있다”, “평일 낮에 접속하면 사람이 몰려 있다. 여기에 온라인 동료들 많다”고 전했다.

● 혼자지만 함께 쉰다…익명 연결이 만든 새로운 ‘담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서비스는 실시간 접속 인원 표시와 익명 메시지 기능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특정 관계 없이 같은 시간대에 머무르는 사람들과 느슨하게 연결되는 구조다. 이용자들은 ‘함께 쉬고 있다’는 감각을 공유한다. 기존 SNS처럼 관계를 전제로 하지 않는 ‘익명 공동 휴식 공간’에 가깝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목적을 충족하는 구조는 유지되지만, 관계의 지속성에 대한 부담이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불편함은 줄이려는 흐름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흡연도 실제로는 잠깐 쉬기보다 대화를 나누거나 집단 분위기에 맞춰야 하는 부담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비본질적인 요소를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 담타는 이런 요소를 덜어내고, 휴식이라는 핵심 기능만 선택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 건강은 챙기고 분위기만…‘가짜 경험’ 소비 확산

온라인 담타 사이트 화면/ 출처_damta.world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가짜 경험’을 소비하는 흐름으로도 해석된다. 실제 흡연의 건강 위험은 피하면서도, 휴식 분위기와 동료 의식만 선택적으로 경험하는 방식이다.

김 평론가는 “비대면 환경에서 충족하기 어려운 경험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며 “비흡연자나 금연 시도자도 참여할 수 있고, 건강 부담 없이 욕구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놀이 문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상호작용을 통해 혼자 쉬는 한계를 보완하고, 익명 기반의 느슨한 연결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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