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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도 위 ‘무법 오토바이’… 보행자에게도, 본인에게도 ‘흉기’

입력 | 2026-04-22 23:24:00

22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 교차로 인근 인도 위로 오토바이가 행인들 사이로 위태롭게 지나다니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오토바이가 인도나 횡단보도로 달리면서 보행자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 1월 충북 청주에선 배달 기사가 녹색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5세, 7세 형제를 치고 달아나 구속된 일이 있었다. 그는 배달을 가던 중 휴대전화로 지도 앱을 보느라 이런 사고를 냈다고 한다. 최근 서울 영등포시장 사거리나 울산 병영 사거리에선 경찰이 오토바이의 보행로 통행을 단속한다는 표지판을 붙여놨는데도 한 달간 각각 400건 넘게 적발됐다고 한다.

특히 배달 오토바이의 경우 빨리, 많이 배달할수록 돈을 더 버는 구조이다 보니 일부 기사들이 지름길을 찾아 인도 위를 질주하거나 횡단보도를 가로지르는 일이 적지 않다. 보행자들도 스마트폰에 집중한 채 걷는 이들이 많아 오토바이와 충돌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곤 한다. 보행로에서 오토바이와 부딪치거나 치여 다친 보행자는 최근 5년간 매년 200명 넘게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숨질 정도로 근년 들어 사고가 커지고 있다.

오토바이의 인도 주행은 교통법규 위반을 넘어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다. 하지만 일부 운전자 사이에선 ‘다들 하는데 나 하나쯤이야’ 하는 도덕적 해이가 확산되고 있다. 인명 사고를 내놓고 “배달 지연 민원이 들어올까 봐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경찰은 인도로 다니는 오토바이를 단속하려 해도 골목길로 도망치는 경우가 많고, 자칫 시민들이 도주하는 오토바이에 치일 수 있어 무리해서 추격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의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법을 준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의 위협적 행태로 인해 보행자들이 인도에서 치일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을 방관해선 안 된다. 우선 인도로 진입하는 오토바이의 번호판을 인식해 추적하는 무인단속 시스템을 대폭 확대해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또 플랫폼 기업이 배달 기사에게 총알 배송을 압박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보행로 침범 등 기사들의 법규 위반이 반복될 경우 사 측에 관리 책임을 묻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무엇보다 오토바이 운전자 스스로가 자신과 타인을 위해 안전의 기본을 되새기는 게 중요하다. 오토바이 사고는 운전자 사망률이 승용차의 2.4배에 달한다. 지난해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388명으로, 대부분이 오토바이 운전자였다. 도로와 인도를 무법 질주하면 보행자는 물론이고 본인 생명도 위태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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